노사정이 13일 노동시장 개혁에 합의한 가운데 경제계는 이번 합의사항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노사정 협상이 타결된 것을 안도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쟁위행위 찬성안을 통과시켰고 현대중공업은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여기에 금호타이어는 지난달부터 전면 파업을 실시했으며,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이처럼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노사정 협상까지 틀어졌다면 파업은 더욱 확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노사정 합의 사항이 단기간에 현장에서 시행될 수 없는 데다 경제계가 요구했던 법제화와는 거리가 멀어 만족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경상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라는 두 가지 쟁점사항은 중앙에서 일괄 합의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네덜란드 등 유럽 사례를 보더라도 합의에만 매달려 있기에는 쉽지 않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경총과 전경련도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노동개혁이 법제화가 되지 않은 점도 이번 합의사항에서 부족한 면으로 꼽고 있다.
한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이날 4인 대표자회의를 열어 핵심 쟁점인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에 대해 합의했다.
합의안은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치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것이 골자다.
취업규칙 변경요건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피크제 개편과 관련, 취업규칙 개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치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