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칼리 피오리나가 자신에게 외모 비하 발언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코를 제대로 납작하게 만들었다.
1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2차 TV토론이 끝나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은 피오리나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WP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승자”라고 표현했다.
피오리나는 이날 최근 자신의 외모를 비하했던 트럼프를 향해 “이 나라의 모든 여성이 트럼프 후보가 한 이야기를 똑똑히 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는 결국 “피오리나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으며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꼬리를 내렸다.
피오리나는 ‘트럼프 후보가 과연 핵 단추를 누를 자격이 있는 사람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트럼프는 훌륭한 엔터테이너”라고 비꼰 뒤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문제”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공동사회를 봤던 방송진행자 휴 휴잇은 토론이 끝난 뒤 “(피오리나가) 트럼프에게 작살을 확실히 꽂았다”고 평가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피오리나가 유일한 여성후보라는 특혜의 꼬리표를 떼고 트럼프와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전투력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피오리나가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클린턴 후보 대항마로서 존재가치를 부각시켰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특히 이날 피오리나는 2009년 마약중독에 걸렸던 자신의 양녀를 잃은 개인적 비극을 털어 놓으면서 의료용 먀약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해 청중들로부터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WP는 “피오리나가 준비된 모습을 보여줬고 외교 정책에 조예를 드러냈다”며 “HP CEO 시절에 대한 공격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도 “피오리나가 분명하고, 강하고, 집중적이고, 단호하고, 선견지명을 보여줬다”며 “1차 토론에 이어 다시 명백한 승자”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