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보험이 영국 RSA 인수를 포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톈진항 폭발 사고 등으로 지출이 크게 발생한 만큼 조직의 규모를 새롭게 키우는 것보다 기존 사업에 충실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취리히보험은 지난달에 RSA에 56억 파운드(약 10조2310억원)를 제시하며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 취리히보험이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꾼 데는 중국 톈진공항 폭발사고, 미국 자동차 보험 부채 등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영향이 컸다.
취리히보험은 지난달 중순 중국 톈진항 폭발사고의 주요 배상 보험사 중 한 곳이었다. 이에 취리히보험은 당시 사고로 2억7500만 달러(약 3232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국의 자동차 보험 부채도 3분기에 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RSA 인수 작업을 추진하기에는 부담된 것으로 보인다.
취리히보험은 3분기에 2억 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현재 추산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취리히보험 대변인은 “일반 보험 영업의 실적이 악화함에 따라 RSA와의 인수 논의는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취리히보험의 인수 작업 철회 소식에 이날 영국증시에서 RSA 주가는 장중 22%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