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가 입석승차권이 과다하게 발매되어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입석 승차 최대인원 기준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이언주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2년 4월 ‘KTX 운영 및 안전관리 실태’감사를 통해 “KTX-1의 승차 최대인원이 1,000명으로 설계 제작되었고 좌석수가 935석이므로 입석이 65명까지 가능한데도, 철도공사가 입석승차권을 최대 76명에게 발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철도공사는 2014년 9월에 철도공사 산하 연구원의 검토를 거쳐 KTX-1의 입석 승객 기준을 오히려 112명으로 늘렸다. 고속철도 차량의 1쌍의 바퀴가 레일면에 미치는 무게가 17톤 이하여야 한다는 ‘철도차량 기술기준’의 축중(軸重) 기준을 근거로 산출한 것이다.
그러나 축중(軸重)기준은 레일의 변형 또는 파손 등을 방지하기 위한 철도차량 제작 기준이어서 고속철도 승차 인원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적합한지 검증이 필요하다. 감사원의 지적은 과다 승객에 의한 레일 변형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하중을 초과한 채 고속으로 운행하는데 따른 안전 운행의 여러 측면을 지적하였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보고서에 △모터블록 등 차량부품에 무리, △객차 간 하중 불균형에 의한 제동력 차이발생 등으로 과다 진동 발생, △초과 하중에 의한 비상제동거리 미확보 등을 명시했다.
한편 KTX의 최대 승차 인원을 철도공사가 결정하는 현행 제도에도 개선이 필요하다. 선박의 경우 선박 운항 회사가 최대 승선 인원을 해양수산부로부터 승인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고속철도의 경우는 최대 승차 인원에 대한 별도 승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2010년 55만 명이던 KTX 입석 승객은 지난해 117만8000명으로 2배 이상 급증하였다. 철도공사가 입석 승객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287억 원에 이른다.
이언주의원은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사고 이후에 입석 인원 기준을 확대한 조치가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국토교통부가 직접 나서 입석 확대의 기술적 근거가 안전한 기준인지 철저히 검증해서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