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시 후레시, 후레시민트, 스피아민트,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
음성지원되는 듯한 추억의 롯데껌 CM송. 기억나시나요? 아련돋게 만드는 이 CM송처럼 최근 네티즌의 감수성을 폭풍 자극하는 이른바 #껌스타그램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껌스타그램은 무엇일까요. '껌+인스타그램'의 합성어로 롯데껌의 '껌 종이'에 쓰여있는 문구를 인증샷으로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껌 종이에 쓰여있는 메시지는 "사랑해"에서부터 "건강하세요"까지 다양합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받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SNS에 올라온 #껌스타그램의 올바른(?) 용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연인끼리, 키스마크는 덤.
2) 수험생을 위한 응원 메시지
3) 비 오는 날, 친구에게 받은 껌
최근에는 연예인까지 동참했는데요. 최근 걸그룹 AOA 설현과 래퍼 빈지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껌스타그램 인증샷을 올려 화제가 됐죠. 껌 종이에 있는 문구가 각각 설현과 빈지노와 관련돼 있어 눈길을 끕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껌종이에 이런 아기자기한 메시지가 적힌걸까요? 롯데껌을 만드는 롯데제과는 지난 4월부터 쥬시후레시, 후라보노, 스파이민트 등 8종의 껌 포장지에 '힘내자' '좋은하루' '파이팅' 등의 메시지를 인쇄하는 '좋은껌 함께해요' 캠페인을 전개했는데요.
기존의 껌 종이라하면 '하찮은 것'에 불과했죠. 껌을 씹을 때 바로 구겨져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거나, 단물 빠진 껌을 싸서 버릴 용도에 그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가볍게 주고받는 껌에 감성을 입혀 사람들에게 그냥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되고 있는 겁니다.
온라인에서는 "껌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기분이 좋아진다", " 껌 하나에 온종일 행복했다" 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고요. 어떤 문구가 있을지 궁금해서 껌을 '사재기'했다는 네티즌도 있습니다.
사실 '쥬시 후레쉬', '스피아민트' 등은 롯데의 장수 껌들로 오늘 날의 '롯데'를 있게 한 원동력입니다. 하지만 최근 껌 소비 자체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했죠. 제과 업계에 따르면 2010년 3106억원이던 껌 시장 규모가 2013년에는 2600억원에 그치는 등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껌 소비가 줄어든 이유로 생활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합니다. 과거엔 '식후땡'으로 껌을 택했지만 커피와 건강 음료 등 디저트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껌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업체들은 갖가지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는데요. #껌스타그램도 이러한 이벤트 중 하나인 셈이죠.
사실 제품 패키지를 이용한 '감성 마케팅'은 #껌스타그램이 처음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바로 코카콜라가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자기야' '사랑해' '잘될 거야' 등의 메시지가 적힌 라벨링을 제작, 소비자가 제품을 함께 나누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 캠페인이 젊은 층의 호응을 얻자 올해에는 "(소)개팅대박" "사랑해(용)" 등 12간지 동물 캐릭터와 문구를 활용해 재치 있는 문구를 담았습니다.
아무튼, 제품 판매를 떠나 소비자에게 소소한 감동과 기쁨을 주는 감성 마케팅. 소비자에게도 업체에도 흐뭇한 일인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