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직원들이 주진형<사진> 대표에 대해 집단 항명에 나섰다. 주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한 ‘서비스 선택제’ 등 증권업계의 관행을 깬 파격적인 행보가 되려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주 대표는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LG증권 합병시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한화투자증권 사장 부임 이후에도 350여명의 직원들을 구조조정 시켜‘구조조정 전도사’ 라고 불리는 주 대표는 사실 전략 기획통이다.
1959년생인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세계은행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글로벌 컨설팅회사 AT커니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 삼성증권 전략기획실장, 2004년 우리금융지주 전략 담당 상무를 거쳐 2008년까지 우리투자증권 리테일 사업부 대표를 역임했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과의 인연도 삼성과 우리금융지주 재직 시절부터 끈끈이 유지하고 있다. 황 회장이 2010년 차병원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주 대표 역시 2010년부터 2013년 한화투자증권 신임 CEO로 이동하기 직전까지 차바이오앤 사외이사를 맡았다. 2013년 주 대표가 한화투자증권 CEO로 깜짝 컴백하고, 이어 황 회장 역시 올해 제 3대 금투협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여의도 파워인맥’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밖에 주 대표의 여의도 인맥은 황 회장을 비롯 조홍래 한국투신운용 대표, 임기영 전 대우증권 대표, 강승원 전 하나대투증권 전무 등이 손 꼽힌다. 특히 주 대표의 아내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내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며 주 대표의 황금 인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주 대표는 리서치센터에서 금기시 했던 ‘매도 리포트’를 의무적으로 낼 것을 주문하는 한편, ‘사내 편집국’을 설치하고 고위험 주식을 공개하는 등 취임 이후 남다른 전략을 제시하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내달 5일 시행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를 비롯한 매도 리포트 확대 등 주 대표의 개혁안이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이유로 한화투자증권 직원들이 주진형 대표에 대해 집단 항명에 나서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주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를 끝으로 한화투자증권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한화투자증권은 새 대표이사로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부사장을 내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