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돈바람이 불 전망이다. 2015 프레지던츠컵 출전 선수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속속 입국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귀국한 배상문(29)과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ㆍ한국명 이진명)를 시작으로 1일엔 미국팀 단장 제이 하스(62)가 입국했다.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을 맡은 최경주(45ㆍSK텔레콤)는 2일 귀국한다. 최대 흥행 카드인 조던 스피스(22ㆍ미국)와 제이슨 데이(28ㆍ호주)는 각각 4일과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후 대회장인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비공개 라운드를 가질 예정이다.
흥미로운 건 이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통해 벌어들인 상금이다. 미국팀은 올 시즌 1203만465달러(약 143억원)를 벌어 최고 상금 기록을 경신한 스피스를 비롯해 12명이 총 5719만7946달러(약 678억원)를 챙겼다. 인터내셔널팀은 940만3330달러(약 112억원)를 벌어들이며 상금순위 2위에 오른 제이슨 데이(28ㆍ호주) 등 12명이 3241만6376달러(약 384억원)를 모았다.
이처럼 엄청난 수입의 실력자들이지만 정작 이번 프레지던츠컵에는 상금이 없다. 이들이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는 목적은 돈보다 국가와 대륙의 명예, 그리고 자부심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과 함께 양대 골프 대항전으로 불리는 만큼 출전만으로도 큰 자부심이다.
프레지던츠컵을 주관하는 PGA 투어는 입장권과 기념품 판매 등 대회 운영 수익금 전액을 양팀 선수와 단장, 부단장이 지명한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 1994년 첫 대회 수익금 75만 달러(약 7억8000만원)를 시작으로 1996년 80만 달러(약 9억4000만원), 1998년 290만 달러(약 34억3000만원) 등 매 대회 꾸준히 증가, 2013년 대회는 500만 달러(약 59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10회 대회를 통한 누적 기부액수는 3145만 달러(약 372억9000만원)다.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시상품은 트로피다. 무게 28파운드(12.7㎏)의 이 트로피는 다섯 개의 순은 재질 고리를 회전시켜 제작한다. 은세공 장인이 이 다섯 부분을 모아 하나의 컵 형태로 만든 후 롤러 다이를 이용해 컵 주변 및 트로피 하부에 비드 장식을 만들어 넣고 타원형의 로고를 컵에 새긴다. 제작 시간은 총 80시간으로 24K 금으로 도금 제작된다. 트로피 원본은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오거스틴의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보관된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의 플레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회인 만큼 입장료 가격은 만만치 않다. 가장 비싼 위클리 캡틴스 클럽은 6 0만원, 위클리 그라운드는 40만원이다. 캡틴스 클럽은 대회장인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 인근 18번홀 그린에 설치된 프리미엄 편의시설로 대형 스크린 TV, 개별 화장실, 스코어보드 등이 갖춰지는 스포츠 바 콘셉트다. 이와는 별도로 데일리 티켓은 화ㆍ수요일 각 3만원, 목ㆍ금요일 8만5000원, 토ㆍ일요일은 12만5000원이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흥행과 경제효과에도 기대감이 크다. 회계업체 딜로이트 앤 투시는 아일랜드에서 열린 2006년 라이더컵 경제효과를 1억4300만 유로(약 1884억원)로 추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2015 프레지던츠컵에서도 수천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회 열기가 골프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프레지던츠컵 흥행보다 골프에 대한 인식 전환과 거품 제거가 중요하다”며 “대중화 정책이 뒤따르지 않는 일시적 흥행은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