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의 월화드라마가 같은 날 동시에 시청자에게 첫 선을 보인다.
5일 동시에 출격하는 만큼 이날 시청률 결과가 월화극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 가운데, 3개의 작품 모두 저마다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BS-퓨전사극 ‘육룡이 나르샤’= SBS 새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프리퀄(기존 작품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6명 인물의 야망과 성공스토리를 다룬다.
드라마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를 성공시킨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4년 만에 ‘뿌리 깊은 나무’의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과 재회했다는 것과,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이후 10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김명민과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대세로 활약하고 있는 유아인의 캐스팅으로 기대를 한껏 모았다.
또한 전작인 SBS 드라마 ‘미세스 캅’이 월화드라마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로 종영한 것도 ‘육룡이 나르샤’가 승기를 잡는데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 유아인은 방송 3사 월화드라마가 동시에 출격하는 것에 대해 “드라마의 세계라는 게 순수할 수만은 없고, 당연히 싸움도 하고 전쟁도 하고 바깥에서 경쟁을 붙이기도 하지만 그걸 전문적으로 하는 분을 따로 있고 저는 연기를 할 뿐”이라며 “아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드라마기 때문에 목표는 전 연령대의 많은 시청자분들에게 사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 MBC-정통 멜로드라마 ‘화려한 유혹’= MBC는 정통 멜로 드라마로 출사표를 던졌다.
‘로코퀸’으로 알려진 최강희의 연기 변신으로 주목을 받은 ‘화려한 유혹’은 데뷔 최초로 그가 엄마 역할을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강희는 7세 딸을 둔 워킹맘으로 출연한다. 이밖에도 배우 주상욱, 차예련, 정진영이 출연해 이전 드라마와는 다른 선굵은 캐릭터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화려한 유혹’는 상위 1% 상류사회에 본의 아니게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룬 내용의 극으로 함께 출격하는 드라마들과 비교해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때문에 공략하는 시청층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육룡이 나르샤’와 함께 50부작을 이어가기 때문에 긴 호흡을 얼만큼 쫀쫀하게 이어가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우 정진영은 “정치인도 나오고 언론인도 나오고 재계인사도 나오지만 정통드라마는 아니다”라며 “상처를 가진 인간들이 모여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살아가는가가 우리 드라마의 테마”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날카로운 서사보다는 서사 속에 있는 인간이 반응하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아주 촘촘하게 교직된 드라마”라고 자부했다.
△ KBS-학교 시리즈 ‘발칙하게 고고’= KBS는 가장 자신있는 학교 시리즈를 선택했다. ‘발칙하게 고고’는 높은 대입 진학률을 자랑하는 명문 기숙 고등학교에서 18세 청춘 소년소녀들이 치어리딩 동아리를 통해 낭만, 팀워크, 우정의 소중함을 그려낸 드라마다.
이전 학교 시리즈들이 왕따, 학교폭력 등 학교가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부각시켰다면 ‘발칙하게 고고’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소홀히 다루는 동아리, 스포츠 클럽을 소재를 통해 이 속에서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 다룬다.
학교 시리즈는 강한 팬심을 지닌 시청층을 갖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발칙하게 고고’는 빅스 엔, 에이핑크 정은지 등 아이돌 가수들이 주연으로 활약하기 때문에 시청층의 충성도에 있어서는 유리한 편이다.
연출을 맡은 이은진 PD도 방송3사 월화드라마 동시에 출격하는 것에 대해 “워낙 경쟁작들이 강하긴 하지만 학교 드라마라는 차별점이 있고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