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북한의 해킹 능력이 美 CIA에 버금간다고요?

입력 2015-10-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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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울메트로 해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

북한이 8일 서울 메트로의 해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들은 한국서 사이버 테러가 벌어질 때 마다 국정원이 무작정 자신들을 범인으로 내몰고 있다며 ‘유치한 모략극’을 당장 중단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한국은 과학 수사도 안하냐며 핀잔까지 줬다고 합니다. 명색이 IT강국인데 억울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북한의 해킹 능력이 어느 정도길래 한국의 핵심 기반시설 서버를 제집 드나들 듯 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입니다. ‘상상 그 이상’이란 얘기입니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 사이버부대를 창설하고 해킹 능력을 키워왔는데요. 해커 부대원들은 북한 군부에서도 핵심 엘리트 집단으로 꼽힙니다.

이들의 무기는 ‘머릿수’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약 6000명 정도라고 파악 중인데요. 일부 탈북자들은 3만 명이 넘는다고 증언합니다. 물론 사람 수와 공격 능력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량공세를 퍼부으면 성공 확률은 높아지겠죠.

독재정권의 비호 속에 힘을 키우고 있는 북한 사이버부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능력에 견줄 정도로 급속히 성장했는데요.

‘2005 국방 정보보호 컨퍼런스’에서 당시 국방과학연구소 변재정 박사는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북한의 해킹 능력은 태평양 사령부 지휘 통제소 및 미 본토 전력망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역공격은 고사하고 북한의 ‘칼’(해킹)을 막아낼 우리의 ‘방패’(보안) 마저 허술하다는 겁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가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지능형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PT(지능형 사이버 공격) 노출률은 39%에 달합니다. 아시아 평균치인 33%보다 7%포인트 높습니다. 글로벌 평균(20%)과 비교하면 두 배입니다.

악성코드 감염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된 나라도 한국이라네요. 문제가 심각합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북한의 해킹 수법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등은 사이버 전쟁 능력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서둘러 보안 규제를 정비하고 체계적인 민관 협력 시스템을 마련해야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이제는 그만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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