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표정이 밝지 않다. 3분기 시장전망치를 훌쩍 뛰어 넘은 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호실적 축포를 터뜨리기보다 4분기 어려운 경영환경을 먼저 입에 올린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6조원 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7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5분기만에 영업이익 7조원대를 회복했다. 불과 1년만에 4조원대의 영업이익이 7조원대까지 증가하며 실적이 정상궤도를 회복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반응은 조심스럽다 못해 걱정이 가득하다. 이번 3분기 실적이 온전히 환율 효과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많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환율에 크게 좌우된다. 영업을 잘했음에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을 수 있고, 이번처럼 매출 제자리 걸음에도 생각보다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분기에는 환율이 골칫덩이였다. 신흥국 환율 영향으로 8000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조9800억원에 그쳤다. 시장전망치를 10~20% 하회하는 수치였다. 업계는 당시 환율 악영향이 없었다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원 후반대까지 가능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역시 당시 실적 부진의 이유로 신흥국의 환율 하락을 꼽았다. 환율 ‘탓’만 아니면 삼성전자 실적은 더 괜찮았을 것이라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가 환율 ‘덕’이라며 실적의 의미를 축소했다. 환율 효과를 걷어낸 4분기 실적이 6조원대로 떨어질 경우 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기업의 실적에서는 항상 환율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환율만이 영업이익 증감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삼성전자의 튼튼한 기초체력에 기반한 실적상승세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