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Mnet ‘슈퍼스타K’에 출전해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던 가수 김현지 씨가 27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녀가 타고 있던 카니발 차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있었는데요. 경찰은 우울증을 앓고 있던 김현지 씨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KBS ‘대조영’에 출연했던 단역배우 우봉식 씨의 자살 소식이 전해졌죠. 생활고 때문이었습니다. 듀크의 김지훈, 아나운서 송지선, SG워너비 채동하 씨도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연예인 자살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죠. 베르테르 효과 말입니다. 동조자살 또는 모방자살로 불리는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의 죽음을 모방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말합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된 18세기 말 유럽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 낸 모방자살이 급증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이 연예인 사망 소식(2005~2011년)과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추적해 봤는데요. 하루 평균 36.3명이던 자살자가 연예인 사망 후 45.5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자살한 연예인이 젊은 여성일 경우 베르테르 효과는 더 컸습니다. 2005년 여배우 이은주 씨가 자살한 직후 하루 평균 41.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직전 달(22.9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2008년 탤런트 최진실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땐 32.5명이던 일 평균 자살률이 58.6명으로 폭증했습니다.
20~30대 여성들의 충격이 유독 심했는데요. 20~39세 여성의 모방 자살 빈도가 평균보다 1.6배 많았다고 합니다. 평소 좋아하던 연예인이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다 생을 마감하면 자신도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같은 결론을 내리는 겁니다.
자살은 결코 미화될 수 없습니다. 기독교에서 자살은 살인에 버금가는 큰 죄로 여깁니다. 만약 그것이 유명인의 생을 따라 한 모방 자살이라면 죗값은 더 클 것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선택하려 들지 마라. 언제 죽을지도 생각하지 마라.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포크싱어 존 바에즈의 말입니다. 견디기 힘드신가요. 끊임 없이 자신을 다독이세요. 이 또한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