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담화를 갖고 “친일은 친일이고, 독재는 독재이다. 역사는 그 자체로 역사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픈 과거를 왜곡하고 미화하는 것으로 진정한 긍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후손들을 부끄럽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근본부터 문제가 내재돼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국정교과서의 표본으로 삼으려는 교학사 교과서는 일제 식민지 지배 덕분에 근대화했다고 미화하고, 친일파의 친일행적을 의도적으로 왜곡, 누락한 교과서”라며 “무려 2122건의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교과서를 국정화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 자체가 ‘국민모독’이다”고 했다.
그는 “99.9%를 부정하고 0.1%만이 정상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극단적인 편향 앞에서 국민은 어이가 없다”며 “또 역사학자 90%가 좌파라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말로도 드러나듯이 정부의 역사 국정교과서는 극도로 ‘편향된 교과서’이고 국민을 이념적으로 편 가르는 ‘나쁜 교과서’이며, ‘반통일 교과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역사 국정교과서는 ‘부실 교과서’”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를 이끌어오던 수출이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이후 최악의 감소폭을 기록했다”며 “상위 10%가 나라 전체 자산의 66%를 차지하고 하위 50%는 다 합쳐야 2%밖에 되지 않는 극심한 부의 불평등 속에서 대다수 국민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정부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아무 관계없는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는 것은 ‘경제살리기’는 모르겠다는 선언과도 같다”면서 “경제실패, 민생파탄의 책임을 덮으려는 정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은 ‘명백한 불법행정’”이라며 “11월 2일 자정까지가 법으로 정해진 행정예고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확정고시 방침을 발표했다. 국민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예비비 44억원 편성도 불법이며 비밀기구를 만들어 탈법적인 작업을 하다 들통이 났다고 꼬집었다.
문 대표는 “압도적인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불법행정을 강행하는 것이 독재”라며 “국민을 속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무도한 정권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당에서 제기한 사회적 논의기구 등의 제안을 정부와 여당이 모두 거절했다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강행은 획일적이며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며 “그 자체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연대한 대대적인 국정화 반대 투쟁을 예고했다. 문 대표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불복종 운동에 나서주십시오”라고 호소하면서 “저와 우리당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모아내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우리당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확정고시만 하면 끝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절대 아닙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국정교과서 필진을 공개해야 한다”며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부끄럽기 때문이다. 필진참여가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고, 부실한 필진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문 대표는 “어제 정부는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미 그들이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념전쟁이 독재 권력의 전조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5.16쿠데타 정권, 유신정권, 12.12 신군부정권은 모두 권력의 이념전쟁 뒤에 등장한 거악이었다. 역사왜곡도 이념전쟁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