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대부분이 논란 자체에 짜증
미국에서 스타벅스가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새 ‘홀리데이 컵’을 내놓은 것이 뜻하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타벅스가 최근 선보인 아무런 디자인이 없는 빨간색의 ‘홀리데이 컵’에 일부 소비자가 불쾌감을 표시하고 더 많은 사람은 이런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에 짜증을 내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한 기독교 전도사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스타벅스 홀리데이 컵과 관련한 동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동영상은 이 컵에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명확한 메시지가 없다는 비판을 담았다. 해당 동영상을 게시한 조슈아 푀어스타인은 “스타벅스는 홀리데이 컵에서 의도적으로 그리스도와 크리스마스 상징을 뺐다. 새 디자인이 단지 빨간 컵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타벅스에 크리스마스를 인정시키는 트릭을 고안해냈다. 매장 직원에게 자신의 이름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해 컵에 이를 쓰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 스타벅스는 주문 시 컵에 이름을 쓴다.
이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서 1280만 회 이상 조회됐고 15만7000여 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공유도 45만7000회를 넘었다. 데이터분석업체 애모비브랜드인텔리전스는 트위터에서도 지난 5일 이후 지금까지 ‘레드컵’과 관련한 트윗이 4만455건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그 가운데 67%는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중에서 스타벅스에 불만을 표시한 것은 17%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논란 자체에 질렸다는 반응이었다.
스타벅스는 1997년 이후 홀리데이 컵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에는 눈송이와 트리 장식, 순록 등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디자인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기호가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채용했다.
제프리 필즈 스타벅스 디자인ㆍ콘텐츠 담당 부사장은 전날 성명에서 “과거에는 홀리데이 컵 디자인에 우리의 스토리를 그려냈다”며 “그러나 올해는 고객들이 자신의 스토리를 아무것도 없는 캔버스에 담아내기를 바랬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디자인이나 캠페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연초 회사는 인종차별 철폐 캠페인을 벌였으나 오히려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