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눈독 들이는 상장사…명의도용 대출 등 대주주 ‘사금고’ 전락 우려

입력 2015-11-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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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진흥 등 수백억 받고 문닫아…‘한신’처럼 자금난 땐 다시 팔릴수도

핫텍과 텍셀네트컴 등 국내 상장사들이 저축은행들을 인수하고 나섰다.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산업자본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대주주의 사금고화로 자칫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이유는 대주주의 사금고로 전락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저축은행이 산업자본과 같이 대주주의 의사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였다는 점이 문제였다.

신현규 전 토마토저축은행 회장은 지인 6명의 명의로 314억원을 대출받아 최신식 골프연습장을 인수했다.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도 7년간 고객 1만명의 명의를 도용해 1247억원을 저축은행서 대출받았다. 이중 생활비로 쓴 돈만 254억원에 달한다. 감사와 사외이사는 무용지물이었다.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역시 동양저축은행의 지분을 담보로 진흥저축은행으로부터 15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1년 후 대출만기가 도래했지만 허 전 회장은 원금은커녕 이자마저 갚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진흥저축은행은 연체가 발생하자 대출금 회수를 위해 담보로 받은 동양저축은행의 지분 100%에 대해 공매를 추진하기도 했다.

대주주에 대한 리스크 역시 문제다. 참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참엔지니어링이 경영권 분쟁과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기업공개(IPO)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또한 저축은행의 경우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기 때문에 자칫 자금여력이 부족해 다시 팔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에이오엔홀딩스(AON홀딩스)는 최근 자회사인 한신저축은행의 자금난을 감당하지 못해 은행을 유안타그룹에 넘기기도 했다.

이런 부작용에도 상장사들이 저축은행을 계속 노리는 이유는 현금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 은행에 수신 기능이 있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 가운데 저축은행을 인수해 운영중인 곳은 대유신소재다. 총자산 4102억원인 스마트저축은행은 지난 2010년 광주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인 대유신소재에 인수된 이후 최근 3년간 네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유니온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한 핫텍은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는 물론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력, 계열사인 스마트이노베이션과 이노그리드의 핵심 IC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금융 서비스로 고객층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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