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언론사인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연쇄 테러를 벌여 17명을 살해했다. 프랑스는 이후 1만 명이 넘는 군인을 국내 안전 유지를 위해 투입해 테러에 대비했으나 또다시 동시 총격 사건을 당했다.
프랑스 경찰은 13일 이날 오후 10시께 파리 시내 10구, 11구 극장과 식당에 무장 괴한이 침입, 총기를 난사해 손님 등 수십 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현지 BFM TV는 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린 파리 외곽 축구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 근처에서도 여러 건의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테러 발생 장소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파리 검찰은 최소 6곳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희생자수는 최소 120명에서 많게는 15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지시간 14일 새벽 1시께 인질극 등 상황이 종료된 가운데, 테러범 중 최소 5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이날 테러 중 가장 희생자가 큰 곳인 파리 시내 11구에 있는 공연장인 바타클랑 극장에는 무장 테러범들이 총기를 난사해 100여명이 숨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생존자는 총격범이 “알라는 위대하다… 시리아를 위해”라고 외쳤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총격범이 프랑스의 시리아 군사작전을 언급했다고 밝혔고, 지하디스트 단체들은 “파리 불바다… 칼리프가 프랑스 공격했다” 등의 트위터를 올렸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처럼 알카에다, 또는 시리아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이슬람국가(IS)등 이슬람 극단세력과 연계한 테러범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바타클랑 극장 안에 있던 한 목격자는 “총격이 10~15분간 계속됐다. 너무나 잔혹했다”면서 관중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하던 무장괴한 가운데 최소 4명은 경찰과 대치하다 제압됐다. 이번 인질극의 희생자 규모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대량학살이었다“고 말했다.
바타클랑 극장 사건이 일어난 시간 시내 10구의 캄보디아 식당에서도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든 범인들이 총질해 손님 11명이 사망했다고 경찰은 확인했다.
파리 시내뿐 아니라 외곽에 있는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근처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기장 주변에서 두 차례 폭발이 있었으며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했다.
이 경기장에서 프랑스와 독일 친선 축구를 관전하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급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뒤 마뉘엘 발스 총리와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과 함께 내무부에서 긴급회의를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파리에 전대미문의 테러 공격이 있었다.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규탄하고 프랑스 전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TV연설을 마친 올랑드 대통령은 마뉘엘 발스 총리 등과 함께 곧바로 100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테러 현장을 심야에 방문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15~16일 터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 참석을 취소했다.
프랑스 교육부는 테러 사건 이튿날인 14일 파리 지역 모든 학교를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테러 참사 직후 프랑스 정부는 경찰 병력 이외에 별도로 1500여명의 군병력을 테러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생존자 증언 등으로 미뤄볼 때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