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사건으로 지구촌이 비탄에 빠졌습니다. 으레 큰 사건이 터지면 그렇듯 사람들은 뉴스에 귀를 기울입니다. 혹시나 내가 빠트린 뉴스가 있을까 봐 안 보던 뉴스도 챙겨보고, 페친들 테러관련 이야기도 꼼꼼히 살펴보죠. 테러 발생 4일째. 여전히 파리 테러에 대한 소식들은 넘쳐납니다. SNS를 타고, 사람들의 공포심을 타고, 테러 소식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모두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고의든 아니든,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프랑스 테러와 관련된 헛소문이 SNS에서 버젓이 사실인 양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국내외 언론매체가 이를 그대로 받아 써 오보를 낸 경우까지 있죠. 그럼, 파리테러와 관련된 헛소문들 보실까요?
우선 이 사진입니다. 사건직후 SNS와 메신저에서 ‘테러범 모습’이라며 퍼진 사진입니다. 수염을 기른 청년이 방탄조끼를 입고 코란을 들고 있는 사진이죠.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신문·방송들은 이번 테러 사건 용의자라며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은 가짜였습니다. 원본을 보면 이 청년은 아이패드를 들고 있고 방탄조끼도 입지 않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포토샵으로 조작해 트위터에 퍼뜨린 것입니다.
테러 공격 직후 파리에서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요금을 400% 할증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돌았죠. 사람들은 우버를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우버는 사건 발생 30분 내에 파리 지역의 요금 변동 기능을 없애 할증을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헌데 왜 이런 헛소문이 났느냐고요? 아마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을 덮쳤을 때와 작년 호주 시드니에서 인질극이 발생했을 때 우버가 할증요금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파리 시민들이 ‘겁나지 않는다’(NOT AFRAID)라는 글이 쓰인 패널을 들고 있는 시위사진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조명도 있죠. 올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후 시민들의 시위 사진이 이번 테러 사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또 청-적-백 조명을 비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파리 테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지난 11일 미국 ‘재향군인의 날’ 기념 조명입니다.
SNS에서 나도는 무수한 근거없는 내용. 그래도 어쨌든 ‘파리를 위해 기도하자(#PrayForParis)’, ‘우리가 프랑스다(#WeAreFrance)’ 라며 테러사태를 애도하는 이들의 마음만은 진심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