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합병하며 균형인사 초점양쪽 임원 배치하며 비효율 잡음내달 임원인사… ‘리더십 시험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 연말 인사를 통해 내부 불만을 잠재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9월 하나·외환은행 통합은행 출범과 함께 양쪽 출신 임원의 균형적 배치 위주로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하나와 외환 출신 인사들이 일대일 비율로 근무하면서 비효율적이라는 내부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다음 달 대대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통합 이후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대부분 1년 더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김병호·김한조 두 부회장의 거취문제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부회장직을 두고 ‘임시직’이라고 할 정도로 두 부회장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는 회장이, KEB하나은행은 행장이 이끄는 체제이기 때문에 부회장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김한조 부회장에게 맡긴 역할은 자신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부문이다.
30여년 외환은행의 전문성을 지닌 김한조 부회장과 함께 해외사업을 이끌겠다는 계산이지만 실제 권한과 역할보단 단순 자문 성격이 강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김병호 부회장이 맡은 경영관리 파트는 그룹 전반에 걸친 전략을 수립하고 국내 영업을 총괄하는 임무다.
은행부분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지휘한다는 점에서 역할이 크지 않다.
두 부회장의 임기는 각각 2016년 3월, 2017년 3월이다.
시간의 문제일 뿐 임원진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임원진은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나·외환은행 합병 이후 조직의 중복 기능을 최소화해야만 합병의 의미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 본부 임원은 부행장 3명에 전무 9명, 본부장(상무급) 18명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 여전히 많다. 조직 효율화를 위해서는 본부 임원을 큰 폭으로 줄여야 하지만 자칫 임원급을 시작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다는 신호가 직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임원진 개편을 미루고 하나·외환 출신의 균형적 인사만 강조할 경우 추진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진취적 문화가 외환은행의 관료주의 문화에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조직 효율화 위해 어떤 묘수를 들고 나올지 관심이 높다.
대대적인 구조조정 시한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것도 김 회장의 고심 거리다.
KEB하나은행은 전산 통합이 끝나는 내년 6월 영업점 통폐합을 앞두고 있다. 영업권역이 겹치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영업점이 주요 정리 대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 정리는 자칫 대규모 직원 반발로 번지는 ‘시한 폭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