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로부터 1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민영진(57) 전 KT&G 사장이 7일 검찰에 출석해 18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김석우)는 이날 민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다음날 오전 4시께 돌려보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이 KT&G 협력사들로부터 축의금 명목으로 3차례에 걸쳐 1억여원의 납품대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4000만원 상당의 시계를 민 전 회장에게 건넸다는 협력사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사장은 검찰 조사를 통해 금품 거래가 없었고, 축의금의 경우 액수가 커 곧바로 돌려줬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전 사장은 충북 청주시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과 소망화장품 인수·운영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3년 부동산개발 사업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민 전 사장은 정·관계 로비스트로 알려진 남모(58·구속기소)씨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하고, 남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건설업체에 117억원대 KT&G내장산 연수원 신축 공사를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의 후임인 백복인(50) 현 사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민 전 사장은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직원들에게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