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한해였다. 한국 골프사에 이보다 풍요로운 한해는 없었다. 국내외 활약 남녀 프로골퍼들은 정상을 휩쓸었고, 국내에선 아시아 최초로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의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이 열렸다. 인기 하락과 스폰서 난으로 소외받아온 남자 선수들도 내일이 더 기대되는 유망주를 배출해내며 희망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이 찬란한 기록들을 인물별 테마로 묶어 정리해봤다.
올해 한국 골프계에 가장 큰 이벤트는 프레지던츠컵이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선 단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던 이 대회는 침체돼 있는 국내 골프산업 활성화와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프레지던츠컵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갤러리 입장 통계가 입증했다. 6일간 총 10만205명이 대회장인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를 방문했다.
최경주(45ㆍSK텔레콤)와 배상문(29)은 수석부단장과 단장 추천 선수 자격으로 각각 이 대회에 출전,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2003년과 2007년, 2011년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했던 최경주는 이번에는 선수가 아닌 수석부단장으로서 참가,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인터내셔널팀 단장을 도와 팀을 이끌었다. 비록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었지만 이번 프레지던츠컵 홍보와 성공 개최의 숨은 주역이었다.
배상문은 한국인 유일한 출전 선수였다. 사실 한국 선수 중에는 2015 프레지던츠컵에 출전 자격을 지닌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배상문은 닉 프라이스 단장의 추천을 받아 생애 첫 프레지던츠컵 출전 영광을 안았다. 대회 코스인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두 차례나 우승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상문은 대회 둘째 날 대니 리(25ㆍ뉴질랜드)와 짝을 이룬 포볼 매치에서 미국의 리키 파울러, 지미 워커 조를 무너트렸고, 셋째 날 오후 열린 포볼 매치에서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지미 워커, 크리스 커크 조를 제압했다.
대회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는 마지막 조로 출발해 빌 하스와 맞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배상문은 하스에게 시종일관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하스에 한 홀 뒤진 상황에서 맞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칩샷 실수를 범하며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