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대표와 문 대표는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화합보다는 갈등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였다. 이들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안 전 대표가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2012년 11월23일 대선 후보직을 포기하면서 뒤늦은 단일화에 나섰다. 이후 한동안 잠적하던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선거를 지원한 것은 대선을 13일 앞둔 12월6일이어서 문 대표 측을 애타게 만들기도 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 이후이다. 문 대표가 재보선 직후 안 전 대표의 ‘원내대표 합의 추대’ 제안을 일축했다. 이후 당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 멀어졌다.
문 대표의 지난 5월 안 전 대표에게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 체질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제가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라며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안 전 대표의 혁신위원장 수용 의사를 놓고 두 사람이 서로 ‘수용 의사였다’, ‘아니다’라고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이 같은 갈등은 더욱 커졌다. 안 전 대표는 “혁신위의 혁신은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당내 부패척결’, ‘낡은 진보 청산’을 위한 ‘자체 혁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이에 답하지 않은 채 오히려 낡은 진보는 형용 모순이며, ‘새누리당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지난달 18일 광주를 방문해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이 “백 번 옳은 얘기”라며 뒤늦게 호응했다. 이후 ‘문안박 공동지도부’ 구성을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이미 혁신안으로 해결될 상황이 지났다”며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했다.
문 대표는 지난 3일 분열의 전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안 전 대표가 제안한 10대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더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혁신전대 수용을 재촉구하는 최후통첩을 한 뒤 칩거에 들어갔다.
이후 당내에서는 각종 중재안이 쏟아지며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관계회복에 나섰지만 혁신전대 개최를 둘러싼 두 사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 회견 전날인 12일 심야에 탈당을 철회해달라는 의원 76명의 호소문이 자택으로 전달되고, 문 대표가 이날 새벽 1시께 안 전 대표의 자택을 방문하기까지 했지만 끝내 타협의 길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