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는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한 전 세계 오피스 SW 시장에서 토종 워드 프로그램을 만든 한컴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과 함께 한국인의 자랑거리다.
한컴의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인 아래아한글1.0은 1989년 세상에 나왔다. 한컴의 창립자인 이찬진 전 사장이 서울대 동아리인 컴퓨터 연구회에서 만난 김택진(엔씨소프트 대표)·김형집·우원식 등과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
한글은 나오자마자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글 출시 이전에도 명필·세종·보석글 등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이 있었고 글벗(삼성전자)·보석글(삼보컴퓨터)·프로워드(대우통신)·바른글(현재전자) 등 대기업의 자체 회사용 프로그램도 있었다.
하지만, 한글은 IBM 컴퓨터와 호환 가능한 컴퓨터라면 어디서든 작업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주목받으면서 사용자가 가파르게 늘었다. 또 한글의 특성을 잘 반영했다. 고문(古文)이나 수학기호 등은 물론, 영어·일어 등 외국어들도 처리할 수 있었다. 여기에 가격도 4만7000원 정도로 통상 10만원이 넘게 판매되던 경쟁 워드프로세서보다 훨씬 쌌다. 당시 한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를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한컴은 한글을 윈도우 환경에 맞춰 계속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한국의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한컴은 경영 위기를 맞았다. 만연한 불법 복제 때문이다.
결국, 한컴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6월 15일 충격 발표를 한다. 한글을 포기하는 대신 MS의 투자를 받는다는 것. 당시 국민은 전국적으로 ‘한글 살리기운동’을 펼쳤다. 덕분에 한컴은 MS의 투자를 포기하고 국민주 기업으로 전화했다. 그 무렵 나온 것인 한글815 특별판이다.
한컴의 대표 제품인 한컴오피스는 워드프로세서 한글, 스프레드시트 한셀, 프레젠테이션 한쇼로 구성돼 있다.
한컴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10년 10월 한컴을 인수한 김상철 회장은 한컴의 세계 SW 시장 점유율을 현재 약 0.4%에서 5%까지 끌어올려 세계적인 SW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컴은 MS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오피스 시장을 뚫기 위해 2012년부터 글로벌 오피스 개발를 시작했다. 글로벌 오피스는 MS 오피스와 완벽하게 호환되고, 다국어 사용 환경과 자동 번역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한컴은 신제품 개발, 사업 다각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