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인부터 스타까지 지켜보다 결혼한다는 발표까지 듣다니![배국남의 X파일]

입력 2015-12-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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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결혼 예정인 김정은.
“항상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조금은 쑥스럽지만 3년 동안 함께 해온 그 분과 백년가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아직 결혼식 날짜도 장소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대략 내년(2016년) 3월쯤 미국에서 양가 가족들과 친지 분들을 모시고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21일 스타 김정은이 전하는 결혼소식을 접하면서 먼저 축하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김정은의 결혼소식을 접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장면은 1998년 한국일보에서 김정은을 처음 만날때의 모습이다. “정말 기자 맞으세요? 저는 무명 연기자인데 왜 인터뷰하려구요. 정말 기자 맞으세요?” 수많은 연예인과 대중문화 종사자를 만나 취재를 했지만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 지금이야 수많은 연예매체가 수도 없이 많이 생겼지만 1998년 즈음에는 대중문화를 담당하는 매체나 기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또한 스타 권력화가 진행되지 않았고 연예기획사가 대형화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스타라 하더라도 일간지 인터뷰 요청을 하면 웬만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런 상황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신인 연기자였던 김정은은 인터뷰를 요청했던 일간지 기자였던 저에게 기자 여부를 재삼 확인하는 질문을 던졌다. 왜 그런 질문을 하냐고 물었더니 김정은은 “무명인 저를 일간지 기자가 인터뷰할 리가 없잖아요. 스타도 많은데 왜 저에게 인터뷰 요청하는 것이 이상해서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인인데다 무명이었던 김정은에게 인터뷰 요청을 한 이유가 있었다. 단역으로 잠깐 비친 드라마에서 한 장면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본 뒤 연출자에게 김정은의 전화 번호를 알아 인터뷰 요청을 한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단역이나 스타나 연기를 잘하는 사람에게 기자는 인터뷰 요청을 한다. 당시 김정은은 매니저도 없었다.

▲1999년 방송돼 높은 인기를 얻은 드라마 '해바라기'에 삭발까지 하며 열연한 김정은.

생짜 신인이었던 김정은은 기자와의 인터뷰가 두려웠던지 한국일보 편집국에 들어서 큰 눈을 깜빡깜박 하면서 “배국남 선생님 어디계세요”라고 물었다. “배국남 기자인데요” 라며 인사를 건넨 뒤 인터뷰를 시작했다. “참 열심히 연기한다”라는 말을 건네자 “탤런트 공채(MBC 25기 강성연 안재환 등) 동기들이 연극 영화과를 다니거나 연기를 공부했는데 저는 그렇지 못해 제일 연기를 못해요. 저는 연기와 무관한 공예과를 다니고 있어서 같은 동작 연습을 100번 이상 합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김정은의 연기가 신인인데도 자연스러운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인터뷰가 나간 뒤 김정은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승승장구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중간 중간 만나면서 “스타가 돼도 겸손함고 연기에 대한 노력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때마다 김정은은 “그럼요. 정말 열심히 할게요. 만약 연기가 부족하면 혼내주세요”라고 답했다

그녀를 만난 지 올해 18년째다. 그리고 그녀가 내년 3월 결혼을 한다고 했다. 그녀가 결혼을 하고도 늘 시청자와 관객을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연기자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면 한다. 다시 한번 김정은의 결혼을 축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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