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글로벌 화학기업들인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합병에 나서면서 국내 업계의 이목을 끈다.
213년 역사의 듀폰과 118년의 다우케미컬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두 회사가 합쳐 ‘다우듀폰’으로 새롭게 출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통합 회사의 기업가치는 1300억 달러(약 153조6000억원), 연매출 900억 달러 수준으로 글로벌 화학업체 바스프(BASF)에 이어 2위로 등극하게 됐다.
이번 합병은 두 회사가 연이은 실적 하락으로 추진됐다. 이는 글로벌 경제 침체, 원자재 가격 하락, 유가 하락 등의 상황에서 더 이상 두 회사가 버틸 수 없다고 판단,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다우듀폰은 이르면 2017년 6월께 3개 회사로 분사해 출범한다. 3개 회사는 농업·첨단과학소재·특수전문제품 부문 등으로 나뉜다.
특히 두 회사는 합병 이후 화학 중심에서 농업·특수전문제품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강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미래 신성장 먹거리로 대두되는 생명과학 사업의 한 분야인 농업분야, 바이오 분야 등에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케미컬과 듀폰 등 이들과 관련된 국내기업들은 국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나 이번 합병을 통한 향후 움직임을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지난 4월 다우케미칼의 기초화학사업부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양사 합병) 별다른 영향이 없다. 다만 양사가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5년동안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의 움직임과 같다”며 “국내외 석유화학업계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고 전했다.
지난 6년간 듀폰과 아마미드 소송을 치른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은 첨단소재 아라미드 사업 규모를 더욱 키우는데 집중할 방침이나, 두 회사의 합병에 따른 영향은 없다”며 “다우듀폰은 농축산ㆍ건강헬스 분야 등을 키우면서 아이템을 달리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국내에서도 LG화학이 최대 농약ㆍ비료제품사인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면서 바이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해외 다수의 글로벌 화학기업들도 농업화학 사업부를 장착하고 있다. 바스프는 1998년부터 식물 바이오기술 회사인 바스프 플랜트 사이언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화학기업이자 올해로 국내에 진출한지 60년이 된 바이엘은 최근 소재과학 사업부를 분리하고 전문생명과학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