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포함 유무따라 보험료 달라…단순비교 땐 불완전판매 우려
지난 10월 금융위원회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22년 만의 대대적인 보험규제 개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에서 핫 이슈로 떠올랐다. 가격을 자율화하고 시장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좋은 보험상품을 제공해주자는 취지다.
금융위는 그 첫 번째로 모든 보험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보험 슈퍼마켓을 선보였다. 바로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직접 비교해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슈퍼마켓 ‘보험다모아’다.
◇33개 보험사 217개 상품 한눈에 = 지난달 30일 공식 출범한 보험다모아에는 단독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저축성보험 등 총 33개 보험사의 217개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보험다모아는 모든 보험 상품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개장 나흘 만에 10만명을 넘어설 만큼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보험다모아에서 보험상품을 비교하는 법은 간단하다. 보험다모아 사이트에 접속하면 페이지 하단에 △단독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등 6개 상품군이 제공된다.
이 중 자동차보험 항목을 들어가면 개인용 자동차보험 상품을 보험사별로 비교할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한 차종과 가입연령, 가입경력 등 7개 항목을 입력하면 조건에 부합한 10여개의 보험상품이 가격별로 소개된다.
화면에선 보험사와 상품의 이름, 보험료, 가입채널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옆에 ‘가입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단독실손의료보험 항목의 경우에는 손보사와 생보사 모두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비교를 원하는 보험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자기 부담금은 표준형(20%)과 선택형Ⅱ(급여 본인부담금 10%+비급여 20%) 2가지 중 선택 가능하고, 가입담보는 △상해입원 △상해통원 △질병입원 △질병통원 중 원하는 사항을 중복 선택하면 된다. 이후 성별을 선택하고 보험 나이를 입력한 뒤 ‘상품 비교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낮은보험료 순으로 상품이 정렬된다.
◇상품 가입·상품 정렬 미흡 = 다만 아직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단점들도 눈에 보인다. 현재는 삼성화재만 사이트에서 직접 가입할 수 있고 다른 보험사는 전화 상담이나 해당 보험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보험다모아에는 217개의 상품이 등재돼 있다. 그러나 한 사이트에서 ‘원스톱’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체계를 아직 갖추지 못한 것이다.
가입하려면 해당 보험사의 홈페이지에 다시 들어가야 한다. 특히 보험사 대부분이 별도의 전화 상담을 거쳐야만 보험에 최종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10만명이 넘게 방문할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태이지만 불완전판매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보험다모아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보험상품을 선택하고 성별, 나이 등 기본조건을 입력하면 보험료와 보장금액 등을 비교해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조건을 선택하면 가장 저렴한 보험상품의 순으로 검색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비교하고 있는 운전자보험에 대해 31세 이상, 가입경력 3년, 3세 특약, 1인 한정, 남성, 전담보의 조건으로 검색해보면, 보험료가 29만1100원인 삼성화재의 ‘애니카 다이렉트’가 최상단에 노출된다.
뒤를 이어 더케이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의 상품이 보험료 가격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서는 운전자보험의 경우 특약 포함 유무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저렴하다고 해서 좋은 보험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는 각사의 위험률과 사업비 등을 고려해 책정해야 하지만 보험다모아에서는 보여주기 식으로 나열돼 세부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꼼수가 있을 수 있다”며 “보험다모아의 비교 기준만 보고 보험상품의 가성비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