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부부가 아닌 사실혼 관계를 잠시 유지하다가 헤어졌더라도, 결혼정보업체에게 성혼(成婚)사례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결혼정보업체 퍼플스가 회원 서모 씨를 상대로 낸 성혼사례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서 씨는 업체에게 1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성혼사례비에서 말하는 성혼 내지 결혼이란 사실혼도 포함하는 의미로 봐야 하고, 나중에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서 씨가 성혼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소아과 의사인 서 씨는 2012년 6월 가입비 20만원을 내고 퍼플스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서 씨는 1년 6개월 간 21명의 여성을 소개받았고, 그 중 한 여성 회원과 2014년 3월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정보업체는 회원가입 계약서를 작성할 때 예단비의 10%를 주기로 한 것을 근거로 사례비를 요구했다. 그러나 서 씨가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식을 올린지 얼마 안 돼 헤어졌다"고 주장하며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