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롯데·현대백화점·신세계, 코웨이·킴스클럽 등 매물에 눈독
국내 유통기업들이 국내ㆍ외 M&A(인수·합병)를 통해 장기 불황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국내에서만 코웨이, 킴스클럽, 동부익스프레스, 대우로지스틱스 등의 대어(大魚)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어 ‘유통 빅4’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분주하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이 총수 부재라는 비상 상황에도 불구하고 성장판 구축을 위한 M&A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2013년 7월 기업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대규모 투자를 미뤄온 CJ는 총수 부재 상황에서 더 이상 성장을 위한 투자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경영 전략 방향을 선회했다. CJ는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3.9%를 SK텔레콤에 1조원에 매각해 M&A용 실탄도 충분히 마련했다. CJ그룹 측은 “물류, 바이오, 멀티플렉스 등 해외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의 M&A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6년간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M&A를 추진해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도 역시 이 같은 경영 기조의 고삐를 바짝 당길 방침이다. “좋은 기업이 나오면 언제든 사겠다”는 것이 신 회장의 M&A 철학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 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하는 ‘메가 빅딜’을 단행했다. 빅딜을 통해 화학 산업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롯데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만큼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M&A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왕성환 M&A 식욕을 자랑한다. 기회만 된다면 좋은 매물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강하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실탄도 충분하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 보유액이 1조원 이상이어서 M&A에 전혀 무리가 없다”며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차원에서 콘텐츠를 확보한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토털 라이프 케어 종합 유통 서비스사’를 목표로 의류-가전-가구로 이어지는 주요 제조라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세계푸드를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기 위해 경쟁력과 기술력이 있는 제조업체의 추가적인 M&A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스무디킹코리아와 국내 및 베트남 사업권에 대한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세린식품 지분 100%도 인수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적극적인 M&A를 위해 지난해 7월 말 933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장기 기업어음(CP)를 발행해 자금도 확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와 킴스클럽을 비롯해 동부익스프레스, 대우로지스틱스, 보루네오가구, 이에프씨 등의 잠재 인수후보 기업으로 유통 대기업들이 꼽히고 있다”며 “올해 유통 대기업들이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사업구조 재편을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