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불요불급한 비용을 최소화하며 핵심 사업과 미래 신사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이 보유한 전용기 매각이다. 지난해 9월 삼성은 보유 중인 전용기 3대와 전용헬기 6대를 대한항공 측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삼성측은 2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생명은 태평로 본사를 비롯한 여러 곳의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삼성생명은 재계 19위인 부영그룹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는 58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에도 업무용 빌딩 4곳의 매각을 진행했다. 서울 율곡로 수송타워(2590억원)와 동여의도 사옥(610억원)은 매각 절차를 끝냈고 종로타워(3000억원)와 동교동 사옥(610억원)은 각각 이지스자산운용과 인베스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중공업계열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차원에서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업황 영향으로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수원사업장을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세메스에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310억원 규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장부가 3500억원이다.
대신 삼성그룹은 잘하는 사업에 더 집중하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나 삼성 사장단 경영전략 회의에서도 논의된 사항이다.
당시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주력사업 스마트폰과 가전의 경쟁력을 더 높이는 방향에서 집중적인 토론과 회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품(DS) 부문의 글로벌 전략회의도 업황과 시장상황 대응전략 등을 포함한 실적 확대가 논의 대상이었다.
삼성 사장단 세미나를 주재한 최지성 부회장은 위기 의식을 강조한 뒤 계열사별 핵심사업 강화와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당부했다.
이와함께 삼성그룹은 미래 먹거리 사업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최근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영역은 바이오 사업과 전장사업이 꼽히고 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을 주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공장이 상업생산에 들어간 데 이어 조만간 2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지난달 3공장을 착공함으로써 2018년에 세계 최대 수준인 연 36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지난 연말 삼성전자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전장(電裝)사업팀'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장이란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전기ㆍ전자장치와 IT 장비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인포테인먼트, CID(중앙정보처리장치),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등을 망라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전장부품사업의 골격을 갖춘 상태이다. 삼성SDI가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카 메이커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차량용 전장부품을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CID용 FHD급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