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애플, 아이폰 가격 인하설 부상

입력 2016-01-29 09:53수정 2016-01-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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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2003년 이후 첫 매출 감소를 예고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신화뉴시스

아이폰의 판매 감소로 애플의 성공 신화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 가격 인하로 부진을 만회할 것이란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6일(현지시간) 2016 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 아이폰 판매 증가율이 2007년 출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해다. 더불어 2분기(2016년 1~3월)에는 판매 대수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26일 콘퍼런스 콜에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가격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쿡 CEO는 “(지금까지의) 접근으로 미루어, 우리가 거기까지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특정 가격을 겨냥해 디자인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제품을 설계하고 매우 가치있는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WSJ는 아이폰의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 애플이 성장 노선을 회복하기 위해 저가 시장도 노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고가의 고급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온 애플에 전략의 틀을 뒤엎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동안 애플은 소비자 전자기기를 비싼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이익률이 높고, 가장 가치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1분기에 판매된 아이폰의 평균 가격은 691달러였다. 이는 같은 기간 판매된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 231달러의 약 3배 수준이다.

이는 앞으로 신제품을 내놓을 애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애플은 올 상반기에 화면 크기가 4인치인 신형 아이폰을 발표할 전망인데, 단말기 크기는 기존 아이폰5s와 거의 같고, 처리 속도는 빨라진다. 결제 서비스 ‘애플 페이’ 기능도 추가된다.

성능은 개선되더라도 외형이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고가 정책을 이 제품에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3년에 출시된 아이폰5s는 현재 저렴한 가격대의 모델이 되고 있다. 가격은 450달러로 2014년에 출시된 아이폰6보다 100달러,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6s보다 200달러 저렴하다. 화면이 큰 아이폰6s 플러스와 비교하면 300달러 저렴하지만 그래도 450달러라는 가격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의 약 2배다.

일각에서는 아이폰 가격 인하가 애플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자칫 아이폰의 이미지를 격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바클레이스 리서치의 마크 모스코비츠 애널리스트는 “가격 인하는 누구나 생각하는 바이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내에 출시될 아이폰7 가격이 인하되면 너무 흔해진 것 같은 인상을 주게 되므로 심리적으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아직까지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인하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격 인하 이외의 수단으로 매출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은 출시 후 1000만명이 가입, 매월 10달러의 이용료는 연간 10억 달러의 수익을 애플에 가져다줬다. 또한 아이폰 교체주기를 앞당기기 위해 지난해 9월에는 기종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매월 요금을 부담하면 이동통신사의 약정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기종 변경이 매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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