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1일(현지시간) 오후 7시를 기해 주내 총 1681개의 기초 선거구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민주·공화 양당은 아이오와 주 전역의 학교와 도서관, 커뮤니티센터 등에서 각각 코커스를 개최, 11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후보 선정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공화당 아이오와 지부의 제프 카우프만 위원장은 코커스에 대해 “이웃과 모여 토론하고 논의하고, 실제로 시민끼리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건 뉴햄프셔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경선 두 번째 관문인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에서 참여 유권자는 지지하는 후보자를 결정, 자신들의 대표로서 각 당의 전당대회에 보낼 대의원 선정 과정을 시작한다. 코커스에 참여하려면 각 당에 사전 등록을 해야 하지만, 양당 모두 18세 이상 유권자이면 누구든 당일에 등록해도 인정한다.
양당은 1일 저녁 7시부터 코커스를 시작한다. 폐회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양당이 같은 장소를 사용하는 지역도 많지만 규칙은 각기 다르다. 공화당의 경우 총 1700곳에서 열리는 코커스는 우선 의장을 포함한 집회 임원 선출부터 시작된다. 각 진영의 대표들은 연설 기회가 주어진다. 연설 후 투표가 진행되며 결과는 당의 주(州) 지부에 보고된다.
민주당의 경우는 더 복잡하다. 1700개에 가까운 장소에서 개최되는 코커스 참가자는 지지 후보별로 나누어 그룹을 만든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에는 지지 후보가 없는 그룹에 들어간다.
집회가 시작되면 그룹 수를 늘리기 위해, 특히 지지 후보가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표심잡기 전쟁이 시작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설득 전쟁이 끝나면 그룹의 인원수가 확인된다. 그 시점에서 일정 비율을 충족하는 인원을 채우지 못한 그룹은 해산해야 한다. 해산 후 다른 후보의 지지 그룹에 들어가든, 아무데도 들어가지 않든 상관은 없다.
이 과정은 일정 비율의 지지자를 모은 ‘존립 가능한’ 그룹이 남을 때까지 반복된다. ‘존립 가능한’ 그룹은 후보자 선출의 다음 단계인 카운티 대회에 최소 1명의 대의원을 보낼 수 있는 인원을 확보한 그룹인 것이다. 이렇게 각 대회장에서 ‘존립 가능한’ 그룹이 결정되면 주 지부에 보고된다.
코커스는 당 전국대회에 보낼 대의원을 선택하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 각 당의 후보가 공식적으로 선발되는 건 전국대회다. 즉, 다음 주 보고되는 각 당의 후보자의 승패 결과는 어디까지나 아이오와에서 선정된 최종 대의원 수의 어림이다.
민주·공화 양당 모두 첫 번째 단계인 코커스에서는 다음 카운티 대회에 참석할 대의원이 선출된다. 카운티 대회에서 다음 단계인 지구·주(州) 대회에 보낼 대의원이 선출된다. 당내 절차의 최종 단계인 전국대회에 참석할 대의원이 선출되는 것은 이 지구·주 대회다.
올해는 선거구별 코커스 보고는 새로 도입한 응용 프로그램(앱)을 통해 이뤄진다. 이는 양당의 아이오와 지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 앱은 보고 작업의 합리화 외에도 당의 주(州) 지부에 의한 승패 결과 발표의 오류를 방지할 목적도 있다. 2012년 코커스에서 공화당 아이오와 지부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승리를 선언했는데, 나중에 모든 집계를 마친 최종 결과에서는 릭 샌트럼 전 상원의원이 34표 차이로 롬니를 물리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민주당은 올해부터 정해진 장소 이외에서 실시하는 코커스와 전화 집회를 통한 참여를 새로 인정했다. 전자는 ‘세틀라이트 코커스’, 후자는 ‘텔레 코커스’로 이름 붙였다. 세틀라이트 코커스는 유권자 그룹이 독자적으로 장소를 마련하는 걸 인정한다. 예를 들어, 노인복지 시설이나 직장 등이다. 텔레 코커스는 군대나 평화 봉사단 임무를 포함해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아이오와 주민이 대상이다.
아이오와는 인구 310만 명에 불과해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은 주 중 하나이지만, 이곳의 코커스 결과가 다른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며 대선 풍향계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