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일본산 제품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메이드 인 재팬’ 의 부활을 실감한 일본 기업들은 앞다퉈 증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화장품 제조업체인 시세이도는 37년 만에 일본에서 공장을 신설한다고 2일 발표했다. 시세이도는 2020년 가동을 목표로 400억 엔(약 4007억원) 가량을 투자해 서부 지방도시 오사카 부 이바라키 시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새 공장에서는 해외에서 인기 높은 기초 화장품 생산 능력을 50% 강화할 방침이다.
시세이도가 일본에서 공장을 새로 짓는 건 1983년 이후 37년 만이다. 이 회사는 베트남과 중국 상하이에서도 기초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새로 짓는 오사카 공장을 글로벌 핵심 공장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방침이다. 시세이도는 인원을 늘리지 않고 생산 능력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인간에 가까운 첨단 로봇 기술을 도입해 생산 효율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이같은 증산 투자 움직임은 시세이도 뿐만이 아니다. 화장품은 물론 약품, 생활필수품 등 폭 넓은 분야의 기업들이 증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인구와 소비인구가 감소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주요시장인 아시아에서는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어 수익력이 약화된 기업에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5% 증가해 1675억 엔으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일본산 제품의 안전성과 높은 품질에 대한 신뢰로 자국에 돌아가서도 일본산 제품을 계속 찾고 있다고 한다. 이때문에 일본의 브랜드 파워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것.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가오는 일본 국내외 기저귀 공장 등에 2~3년간 매년 300억 엔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고, 화장품 제조업체 고세도 2017년까지 약 60억 엔을 투자해 일본내 공장에서 고급 화장품 등을 증산하기로 했다. 이외에 생활용품 제조업체 라이온도 일본 내 칫솔 생산을 늘릴 방침이며, 고바야시제약도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소염 진통제와 액체 반창고 등을 묶은 패키지 제품을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