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25회는 선배들과 달리 여의도에 입성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 없다.
그나마 2002년부터 내리 세번 울산시장 연임해 성공했고 여의도까지 입성한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과 임영호 전 대전시 동구청장이 18대 국회의원(자유선진당)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24회까지 잘 나갔는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26회가 주축을 이뤘다. MB정부에서는 24회인 임태희 의원이 2010년 7월 대통령실장을 맡은 이후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 24회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같은 해 8·8 개각 때 임채민 후보자는 지경부 차관에서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발탁된 이현동 국세청장과 정선태 법제처장도 동기다. 같은 달 차관급 발령이 난 행시 출신 11명 중 3명(육동한·최원영·김희국)도 행시 24회다. 10월에 승진한 김석민 총리실 사무차장도 24회다. 특히 3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친 차관급 인사에서 발탁된 행시 출신 20명 중 10명(김화동·최규연·신제윤·김정관·최민호·박찬우·김태석·엄현택·이상길·우기종)이 행시 24회 동기다. 임 실장 체제 이후 행시 출신으로 차관급이 된 38명 중 16명이 같은 경우다.
당시 청와대와 관가에서는 임태희 실장 동기 중 장·차관을 못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 였다.
25회 한 해 후배들인 26회는 박근혜 정부에서 주축을 이루고 있다.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가장 먼저 장관급에 올랐고, 최근에는 기재부 1차관에서 산업부 장관으로 영전한 주형환 장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에서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된 이석준 장관이 26회의 대표 기수다.
이외에도 정연만 환경부 차관, 김재홍 코트라 사장,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김남식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통일부 전 차관), 김상인 안전행정부 소청심사위원장, 조현재 법무법인 민 고문이 차관을 지냈다.
쟁쟁한 24회와 26회 사이에서 설움을 겪은 25회들은 윤상직 산업통상부 전 장관, 이기권 노동부 장관, 추경호 국무조정실 전 실장, 문재도 전 차관 등이 그나마 장·차관에 올랐다. 지자체에선 경북 영덕 부군수를 거쳐 2010년 민선 단체장의 꿈을 이룬 임광원 울진군수 등이 거론되는 수준이다.
이러던 25회들이 최근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윤상직, 추경호 전 장관이 25회의 자존심을 걸고 20대 총선에 출마한다. 그동안 국회의원 배지와는 관계가 없었던 25회들의 여의도 입성의 꿈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행시 출신들을 보면 항상 잘 나가는 기수 바로 다음 기수들은 끼인 세대라고 불리며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24회들의 후배로서 설움을 많이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