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6% 이상 넘게 급락하며 ‘검은금요일’을 맞았다. 글로벌 악재에 북한 리스크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특히 내성이 약한 코스닥과 코스피의 중소형 주가 피해를 봤다.
뉴욕증시 하락과 유가 급락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투심을 악화시켰다. 정부의 개성공단 철수에 북한이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는 등 긴장 수위가 높이진 점도 찬물을 끼얹었다.
6%대의 하락을 보이며 출발한 코스닥은 점차 낙폭을 키우다 오전 11시 55분께 전날 대비 52.94포인트(8.17%) 떨어진 594.75를 나타내면서 올해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발동된 서킷브레이커는 4년 6개월만이다.
20분 후 거래를 재개한 코스닥은 점차 낙폭을 줄이며 간신히 600선에 턱걸이하며 장을 마감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할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코스닥 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8% 넘게 하락한 채로 1분간 지속하면 20분 동안 코스닥 시장의 거래를 중단하게 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올들어 15%나 오른 코스닥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설연휴 글로벌 정책 공조 실패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변동성 확대의 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대비 39.24포인트(6.06%) 내린 608.4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강했다. 개인은 1151억원어치 물량을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69억원, 445억원어치 물량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바이오·제약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메디톡스가 12.75%, 셀트리온 11.66%가 하락했다. 바이로메드(11.29%), 코미팜(10.46%)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1.41%(26.26포인트) 내린 1835.28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 동향을 보면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14억원, 2980억원어치 물량을 내다 팔았고, 기관은 4299억원어치 물량을 매입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였다. 동화약품과 유한양행의 폭락에 의약품이 8.22% 하락했고, 의료정밀과 음식료업도 4%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기아차가 6.43% 상승했고, 현대모비스는 4.78% 올랐다. 현대차도 4.58%의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와 삼성물산은 각각 5.72%, 2.39% 하락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9.2원 오른 1211.7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