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사업 아이템에 귀 기울이는 것은 물론, 직접 사업을 펼쳐볼 기회를 주는 통 큰 최고경영자(CEO). 바로 한글과컴퓨터(한컴) 김상철 회장 얘기다.
김 회장은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피하고 틀을 깨는 도전과 변화를 선호한다. 이 같은 경영스타일을 추구하다 보니 직원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도 약간의 가능성만 보이면 사업화는 물론, 아예 벤처를 설립해 대표를 맡기기도 한다. 그야말로 직원들을 100% 믿고 맡기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대범한 수장이다. 특히 한컴이 판교로 이전한 이후 테크노밸리의 성격에 맞게 더 많은 성장성, 새로움을 추구한다.
혁신을 위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는 김 회장은 24시간이 모자라다. 서울 중구에서 판교 한컴 본사까지 약 25km의 거리지만, 그는 누구보다 가장 먼저 출근한다. 출근 차 안에서도 가만있지 않는다. 신문을 정독하고 궁금한 사항은 메모한다. 그 어떤 것도 빠뜨리지 않고 정리하는 메모광이다.
회의도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최근 출시한 한컴오피스 네오 개발 회의의 경우 지난 1년간 거의 빠짐없이 회의를 직접 주관하며 제품의 세세한 기능에서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판교 이전 이후 처음으로 갖게 된 사옥 한컴타워에 대한 애착도 대단하다. 건물 내에는 실내 정원도 꾸며져 있는데 김 회장의 아이디어다. 이 정원에는 곳곳에 휴식 공간이 마련돼 직원들의 쉼터로 인기가 높다.
그는 예순이 넘은 나이지만, 몸과 마음, 그리고 열정도 그 어떤 젊은 CEO 못지않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직접 현지에 가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네트워크를 만들고 CESㆍMWC 같은 세계 IT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전시행사도 빠지지 않고 참관한다. 지난해에도 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중남미ㆍ유럽ㆍ미국 등 해외에서 머무는 기간이 상당히 길었다.
김 회장은 회사에서뿐 아니라 업무 외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개인적인 시간은 주로 국제 봉사 단체인 로타리 활동에 할애한다. 지난해에는 국제로타리 3640지구 총재 역할까지 맡기도 했다. 직원들과의 시간도 편안하게 보낸다. 직접 지은 시, 에세이를 직원들과 공유하기도 하며 퇴근해서는 직원들과 삼겹살이나 곱창에 소주 한 잔 하는 번개 자리도 자주 마련한다. 밤에는 야근이 잦은 개발직원들을 위해 야식을 직접 사 들고 가는, 봄에는 옥상에서 그룹사 임직원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공연을 즐기는 그는 센스 있는 CE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