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출신 투자전략팀ㆍ주식운용팀 거쳐…CIOㆍCRO 공모 예정
한국투자공사(KIC) '은성수호'의 윤곽이 나왔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표를 제출한 KIC 김령 경영관리본부장(COO) 후임으로 김상준 런던지사장이 내정됐다. 김 지사장은 삼성생명 출신의 투자전문가로 KIC로 이직한 후 투자전략팀, 주식운용팀을 맡았다.
김 지사장의 COO 내정은 은성수 사장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한 혁신의 첫 걸음으로 해석된다.
은 사장은 취임 직후 "환골탈태의 자세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일성으로 혁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감사원 결과 안홍철 전 사장의 비리 등 KIC의 운영 실태 문제점이 공개된 만큼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로서 존립성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은 사장은 KIC의 혁신을 위해 '준법감시인-자체 감사-감독위원회'의 '3중 내부통제장치'를 마련하는 등 내부통제와 투명경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고경영자(CEO) 등의 해임요건을 구체화 하기 위해 사장과 임원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 의무'를 정관에 명시해 임원의 의무를 강화하고 전횡을 방지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특히 부패나 비위행위 등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 본부장을 비롯해 추흥식 투자운용본부장(CIO), 홍택기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이 최근 동시에 사표를 제출하면서 조직 변화를 예고했다.
KIC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통상 안 살림을 챙기는 COO 선임은 운영위를 거치지 않고 CIO, CRO는 공모와 운영위 심의를 통해 뽑는다"며 "은 사장이 조직 개편에 앞서 내부 사정에 밝은 COO를 미리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도 "김 지사장이 COO로 내정된 가운데 CIO는 외부 공모 방식으로 전문가를 선임하고, CRO는 한국은행 출신이 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며 "꽤 큰 폭의 조직개편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말 기준 KIC가 운용하고 있는 위탁규모는 800억 달러(기획재정부 600억 달러, 한국은행 200억 달러)로 순자산 가치는 918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