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이 11일(현지시간) 오전 도널드 트럼프가 최종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길 희망한다며 트럼프 공식 지지 선언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등 미국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카슨은 이날 성명에서 “수년간 도널드를 알고 지냈다”면서 “그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유명 글로벌 기업 브랜드를 키운 성공한 사업가이며 사업가로서의 그의 경험은 우리의 경제 성장 동력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벤 카슨은 플로리다주 팜비치 트럼프가 소유한 호화클럽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와 나는 화해했다”면서 “트럼프에게는 두 가지 면모가 있다. 하나는 당신이 보는 무대 위의 트럼프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을 사려 깊게 생각하는 매우 지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앞으로 트럼프의 지적인 면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카슨은 앞서 경선 최대 분수령인 ‘슈퍼화요일’이 끝난 뒤 지난 4일 경선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한때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트럼프를 제치고 선두를 달린 적도 있었으나 경선이 시작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카슨은 트럼프의 자주 날 선 공격의 대상이 되곤 했으나 경선 중도 사퇴 선언 이후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마러라고에서 카슨을 만나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 이어 경선 후보였던 카슨의 지지는 트럼프가 공화당 내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예상보다 더 큰 힘을 보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슨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상·하원과 주지사를 포함해 공화당 내 인사 7명이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보호주의 통상정책, 공화당 정체성에서 어긋나는 외교정책, 인종주의, 여성비하 발언 등으로 여론의 빈축을 살 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도부로부터도 낙인이 찍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