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부터 방송된 ‘태양의 후예’가 첫 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여자 주연 송혜교에 대한 국내외 대중매체의 찬사가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지난 2014년 영화 ‘태평륜’의 오우삼 감독의 송혜교에 대한 언급이 떠오른다. “송혜교는 똑똑함을 넘어 지혜로운 배우다. 굉장히 좋아하고 높이 평가한다.” 그렇다. 송혜교는 지혜로운 배우다. 그래서 그녀의 스타성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6년 송혜교 진화의 현주소는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KBS 수목 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 강모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사 강모연이라는 인물을 통해 연인 혹은 배우자에 대한 남성들의 욕망과 꿈을 그리고 여성들이 바라는 이상을 판타지로 구현하지만 송혜교는 강모연을 현실감 있게 느끼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판타지적 캐릭터를 일상으로 전환시키는 송혜교, 놀라운 진화다. 그래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중도 송혜교에 열광하고 있다.
오우삼 감독의 송혜교에 대한 지혜로움의 찬사에서 송혜교의 스타성 진화의 원동력을 읽을수 있다. 송혜교의 스타로서의 현명함은 작품 선택에서 잘 드러난다.
대중은 지난 2013년 2~4월 송혜교에 박수를 보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잡은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연기하기 힘든 시각장애인 여자 주인공역을 맡은 송혜교는 시청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정도로 캐릭터에 진정성을 불어넣는 탄탄한 연기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1996년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송혜교 하면 ‘연기력 논란’이라는 꼬리표를 항상 달고 다녔기에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방송전에도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연기력이 탄탄한 스타로 자리매김하며 한 단계 진화했다. 다른 배우 같으면 작품의 성공 특수를 CF 출연 등으로 수입과 이미지 제고에 활용하는데 그녀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오우삼 감독의 중국 영화 ‘태평륜’이다. 중국어 대사 연기에서부터 오우삼 감독의 요구하는 연기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예상되는 작품 선택이었다. 송혜교는 “오우삼 감독 작품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어려서부터 오우삼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 존경하는 감독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작품 선택이유를 밝혔다. 송혜교는 ‘태평륜’에서 중국 상하이 명문가문의 딸로 태어나 전쟁을 겪으면서 온갖 시련을 겪는 내면과 외형의 변화가 맡은 캐릭터를 맡아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송혜교는 1996년 열다섯 살 때 선경 스마트 학생복 모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드라마 ‘첫사랑’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1998년 ‘순풍산부인과’로 존재감을 드러낸 후 2000년 ‘가을동화’로 스타덤에 오른 송혜교는 ‘황진이’‘일대종사’‘올인’ ‘풀 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그 겨울 바람이 문다’‘태양의 후예’등 스타성과 연기력, 캐릭터 소화력을 확장시키는 작품 선택을 했다.
송혜교의 스타성의 진화의 또 다른 힘은 작가 노희경의 언급에서 찾을 수 있다. 노희경 작가는 “송혜교는 참 오랜만에 만난 진정성 있는 배우입니다. 드라마 극본을 집필하면서 수많은 배우와 스타들을 만났지만 송혜교 만큼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송혜교 자신이 부족한 사실을 알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눈물겹습니다.”그렇다. 그녀는 스타덤에 오를 때부터 제기됐던 연기력 논란을 비롯한 자신의 약점과 부족한 부분을 노력과 성실함으로 극복해나갔다.
또한, 송혜교는 송승헌, 현빈, 강동원, 이병헌, 차태현, 원빈, 조인성, 송중기 등 개성 강하고 전혀 다른 이미지의 남자 톱스타들과 작업을 하면서도 전혀 잡음이나 문제없이 협업을 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결과물로 내놓았다. 노희경 작가는 “송혜교는 두 작품을 하면서 겪었지만 촬영장에 제일 빨리 와 준비하는 등 동료 배우와 스태프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상당수 배우들이 스타가 된 뒤 그 자리가 주는 수입과 인기에 안주하다 부족한 부분을 고치지 못하거나 연예인 병에 걸려 불성실하거나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이다 추락한다. 반면 송혜교는 스타의 자리의 광휘에 갇히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왔다. “전 타고난 배우가 아니에요. 그래서 저한테 연기는 항상 어려워요. 노력을 해야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만큼 쫓아갈 수 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선 항상 부담감을 갖고 있습니다.” 송혜교의 말이다.
“송혜교의 외모는 탁월하다. 무엇보다 송혜교는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분위기와 외모를 갖고 있다. 연기자로서 최고의 장점이자 강력한 무기다.”송혜교를 ‘가을동화’를 통해 스타로 부상시켰던 윤석호 PD의 캐스팅 이유다. 윤석호 PD 설명 역시 송혜교의 또 다른 스타성 진화를 설명하는 단초다. 윤석호PD 찬사를 최근 중국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언론 신화망은 최근 ‘남심 저격 1인자 송혜교: 한류스타 16년’라는 기사를 통해 ‘태양의 후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송혜교 역시 다시 대중의 주목을 받는 핫이슈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2000년 ‘가을동화’를 시작으로 16년 동안 인기를 구가하며 아름다움을 유지해왔다. 그녀는 여러 작품을 통해 진정한 ‘남심 저격’을 대표하는 여신이다. 다른 여자 한류스타와 달리 송혜교는 몇 년마다 중국에서 한차례씩 엄청나게 인기를 얻고 그녀가 출연한 대표작은 매번 중국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모와 분위기 그리고 연기력으로 매 작품마다 다른 송혜교를 드러내기 때문에 국내 팬과 외국 시청자들이 송혜교를 좋아하는 것이다. 이것이 송혜교의 스타성의 폭을 확장시키는 원동력중 하나인 것이다.
송혜교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