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월드타워점 부활 날개짓… ‘제도 개선안 반영된’ 호텔롯데 IPO ‘탄탄대로’
정부가 서울 시내에 추가로 면세점 특허를 내주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면세점 제도개선을 추진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오는 6월 사업권을 반납하고 문을 닫아야만 했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부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연매출 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월드타워점을 뺏기지 않는 기쁨에서 비롯된 미소가 아니다. 월드타워점 수성은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투명한 롯데그룹을 만들기 위한 1차 작업인 호텔롯데 IPO(상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나아가 세계 1위 면세점을 꿈꾸는 그의 비전 달성에도 큰 걸림돌이 제거된 셈이다.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16일 오후 3시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자리에는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회장 등 신규 면세점 대표들이 총 출동해 롯데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기 위한 공청회에 불과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롯데그룹과 롯데면세점 측은 사업만 계속할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이고 나아가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며 사업권 추가 획득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한 신규 면세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면세시장의 경쟁 활성화 필요성,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의 논리로써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이제와서 반대하는 것은 자사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모순"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면세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율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가 신규특허 반대 움직임에 이처럼 민첩하고도 강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바로 호텔롯데 IPO 때문이라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는 20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공모자금도 6조~7조원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면허 갱신에 실패하면서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어 순식간에 5조원이 증발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되면 호텔롯데 IPO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특허를 아직 받기도 전에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지자 벌써부터 호텔롯데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롯데는 예정된 7월보다 넉 달 정도 앞당긴 일정으로 제도 개선안을 최대한 방영해 호텔롯데를 상장시킬 계획이다.
IB(투자은행) 관계자는 "이미 예비심사청구를 위한 서류 준비에서 예상되는 제도 개선안을 어느 정도 반영한 상태"라며 "면세사업의 안정화는 기업가치 평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