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검찰이 브뤼셀 테러 용의자로 체포된 4명 중 3명을 추가로 기소하고 1명은 석방 조치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브뤼셀 검찰 당국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벨기에 수도 브뤼셀 공항과 도심 지하철 역에서 발생한 테러 용의자 4명 중 야신 A., 모하메드 B., 아부바카르 O. 등을 테러 행위 가담 혐의로 기소하고 파이칼 세푸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경찰은 테러 용의자 검거 작전을 통해 지난 24일 6명, 25일 3명 등 모두 9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27일에는 브뤼셀 등 3개 도시에서 테러 관련 용의자 4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다만, 공항 테러범으로 추정됐던 파이칼 세푸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검찰은 성명에서 “체포의 사유로 제시됐던 단서들이 조사를 통해 입증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앞서 벨기에 현지 언론은 파이칼이 자벤템 공항 폭탄테러 직전 폐쇄회로(CC) TV에 찍힌 3명의 용의자 중 1명이라고 추측했으나 법원 측은 그를 용의자로 보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공항 테러 용의자 2명은 공항에서 자폭, 한 명은 현재 도주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공개된 영상에 찍힌 밝은 색 점퍼에 검은 모자를 쓴 용의자는 현장에서 폭탄을 터뜨리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용의자 석방 조치가 최근 벨기에 당국의 허술한 대(對)테러 능력이 도마에 오른 후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벨기에 당국은 공항 테러 용의자 3명 모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인물들임이 이미 알려졌지만,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한편 벨기에 위기대응센터는 이날 브뤼셀 테러 희생자가 총 35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중 7명이 여전히 신원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센터는 테러 현장에서 31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병원 치료를 받던 중상자 4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신원이 밝혀진 15명의 공항 테러 희생자 중 외국인이 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국적은 미국, 네덜란드, 스웨덴, 프랑스, 독일, 중국 등으로 확인됐다. 말베이크 지하철역 희생자 13명 중 외국인은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등 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