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경제학] 4∙13총선과 정치테마주…금융감독 서슬에도 ‘들썩’

입력 2016-03-30 18:43수정 2016-04-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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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문재인·안철수 등 대선후보군 중심으로 형성…정치이벤트에 따른 등락

역대 선거시즌마다 그랬듯 4∙13 총선을 앞둔 주식시장에서도 특정 정치인과 연관 지어진 이른바 ‘정치테마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이번 총선 테마주는 개별 선거구 후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기보다, 각 당의 잠재적인 대선후보군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적어도 증권가에서는 이번 총선을 내년 대선과 묶어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0일 주식투자커뮤니티와 증시 감독당국 등을 종합하면 현재 주식시장에는 약 100개 가량의 종목이 이른바 ‘정치테마주’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흔하게 거론되는 정치테마주는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무성∙문재인∙안철수 등 현역 ‘빅3’ 의원의 테마주다. 이들의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은 굵직한 정치이벤트가 발생하면 각 인물의 유불리에 따라 등락을 보이곤 한다.

증시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원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에는 △엔케이 △전방 △유유제약, 주연테크 △중앙오션 △체시스 등이 있다. 주로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지역의 회사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엔케이는 박윤소 회장과 김 대표가 사돈관계라는 이유로, 전방은 김 대표의 부친이 창업자이고 친인척이 주요 주주라는 풍문으로 엮여 있다. 주연테크, 중앙오션, 체시스 등은 각각 최대주주나 대표이사가 김 대표와 같은 한양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편승됐다.

본격적인 총선정국이 시작된 이후 김무성 테마주는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관리위원회와 김 대표간의 갈등과정에서 주가가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초 8240원이었던 엔케이의 주가는 2월초 6540원, 3월초 6700원 등으로 떨어진 뒤 현재(30일 종가기준)는 5660원까지 떨어졌다. 연초 5만9600원이었던 전방 주가도 비슷한 곡선을 그리며 현재 4만4950원까지 내려와 있다. 체시스 역시 연초 3230원에서 246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2월 1일~3월 30일 엔케이 주가흐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엮여있는 테마주로는 바른손, 우리들제약, 위노바, 아이앤피, 서희건설, 유성티엔에스 등이 거론된다. 바른손의 경우 문 전 대표가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이 이 회사의 법률고문이어서, 우리들제약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 이상호씨가 최대주주로 있어서 각각 테마주로 묶였다. 서희건설, 유성티엔이스 등이 테마주에 포함된 것은 회장이 경희대 출신으로 문 전 대표와 동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문 전 대표의 테마주는 ‘김무성 테마주’와 반대로 올 들어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특히 지난 1월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한 이후로 뚜렷해졌다. 연초 6680원이었던 우리들제약 주가는 2월초 7110원, 3월초 7250원 등으로 오른 뒤 30일에는 8430원으로 마감했다. 바른손의 경우 2월 중순 2110원에서 현재 3015원까지 올라 있다. 서희건설, 유성티엔에스 등 종목 또한 1월말~2월중순 저점을 보인뒤 3월 들어 상승흐름을 보였다.

▲2월 1일~3월 30일 우리들제약 주가흐름

주식시장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에는 안 대표가 창업한 안랩을 비롯해 써니전자, 다믈멀티미디어 등이 있다. 써니전자는 송태종 부사장이 안철수연구소 기획이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다믈멀티미디어는 정연홍 대표가 안 대표와 친분이 있다는 점에서 각각 안 대표의 테마주로 편승됐다.

안 대표 테마주는 올해 들어 주가가 떨어지는 모습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연초 9만3300원까지 올랐던 안랩은 2월초 6만4600원, 3월초 5만9800원 등을 거쳐 현재는 5만7500원이다. 써니전자 는 올해초 7800원에서 2월 한때 4120원까지 떨어진 뒤 현재 4735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고, 연초 8680원이었던 다믈멀티미디어는 2월 중순 4000원을 찍은 뒤 현재 4510원이다.

▲2월 1일~3월 30일 안랩 주가흐름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처럼 선거와 직접 연관이 없지만 언론 등에서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테마주도 등락을 보이고 있다. 반 총장의 고향지역에 기반을 뒀다는 이유로 엮인 씨씨에스,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보성파워텍 등이 여기 속한다. 반기문 테마주는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여권의 대선후보로 꼽히는 김무성 대표의 테마주와 반비례하는 흐름이 관찰된다.

비슷한 경우로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테마주가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운영이사 경력이 있는 김기수씨가 대표로 있는 모헨즈를 비롯해 휘닉스소재, 토탈소프트 등이다. 이들 종목은 선거시즌 돌입과 함께 차근차근 오르는 흐름으로 ‘문재인 테마주’와 유사한 방향성을 보인다. 2월 중순 4035원으로 저점을 찍었던 모헨즈는 현재 4965원을 기록 중이다.

▲2월 1일~3월 30일 보성파워텍 주가흐름

다만 이번 선거의 경우 증시 감독당국이 일찌감치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던 만큼 테마주가 극성을 부리는 수준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4∙13총선의 정치테마주는 앞선 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승이 덜한 편”이라며 “감독당국이 ‘길목감시’를 강화하는 등 단속을 강화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3개 기관은 기업의 실적·공시 등과 무관하게 정치적 이슈로 주가가 이상 급등락 현상을 보이는 종목을 위주로 정치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나 모바일 메신저 등에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풍문이 나와 일반 투자자들의 추종 매매를 부추기는 행위, 작전 세력의 허수성 주문이나 고가 매수 등 이상 매매 주문 등이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다.

▲2월 1일~3월 30일 모헨즈 주가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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