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신속·접근성 강점… 사회구조 변화 맞물리며 성장세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나날이 고공행진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불황으로 도시락 제품 판매량은 매년 2배 이상 급증했다. 게다가 하루 세 끼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편의점 도시락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도시락 매출 규모는 매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현재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가 약 3조원(매출액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도시락 규모는 2014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을 넘어 올해 5000억원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인 추세에 전문가들은 4~5년 내로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도시락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저렴한 가격과 신속성, 접근성과 같은 편의점 도시락 특유의 강점이 1~2인 가구의 증가, 근거리 소비 패턴의 변화 등 사회구조 변화와 자연스럽게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64%가 편의점 도시락을 최근 이용한 바 있다. 조사업체는 이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응답자 중 72.6%는 편의점 도시락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불황도 편의점 도시락 성장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젊은층과 1인 가구가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것을 지적한 ‘편의점 사회학’의 저자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소위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요즘 청년들은 시간과 금전적으로 모두 여유가 없다”며 “절대적인 빈곤이라기보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지난해부터는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까지도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가 늘고 있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저녁시간대 도시락 판매 비중이 27.5%로 점심시간대인 25.7%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와 성장구조가 비슷하게 이뤄지고 있는 일본은 편의점 전체 매출의 20~30%를 도시락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은 집밥과 외식의 중간 개념으로 밖에서 사온 음식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중식(中食)’ 상품이 대세다. 이런 문화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의 영향이 가장 크며, 4인 가구라고 하더라도 구성원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 각자 식사를 해결하려다 보니 편의점 먹거리를 찾는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쿄에서 점심시간에 회사원들이 쏟아져 나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간다”며 “10년 전만 해도 남의 나라 이야기였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도시락 문화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