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화되며, 증권사의 시장추정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닝서프라이즈 혹은 어닝쇼크에 대비하려면 최근 급격히 실적 추정치가 바뀐 상장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 추정한 184개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30조4223억원으로 1월말 전망치 31조463억원에 비해 2.01% 줄었다.
이 가운데 연초보다 영업이익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상장사는 73곳으로 평균 증가율은 10.33%에 달했다. 상장사 3곳은 적자폭을 축소할 것으로 나타났고, 2곳은 적자에서 흑자로 예상치가 변경됐다. 흑자에서 적자로 전망치가 바뀐 상장사와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 상장사도 각각 1곳과 2곳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1월 241억원에서 3월말 364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유가 민감도가 높은 종목인 삼성중공업은 국제유가가 2월초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보이며 실적 전망치도 높아졌다. 한미약품의 실적 예상치도 상승했다. 지난해 사노피와 체결한 기술 수출 계약에 따른 초기 계약금 5112억원 중 383억원을 올 1분기에 인식한 까닭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은 기술 수출료 반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북경한미의 매출도 11%가량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연초보다 추정 적자폭이 감소한 상장사도 3곳이다. 지난해 실적으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악화를 알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저조한 실적 발표로 올 1분기 빅배스(누적 손실을 한번에 털어내는 회계기법) 효과가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NHN엔터의 추정 적자폭도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의 성장 탓이다. 정호윤 연구원은 “1분기 중 ‘마블 쯔무쯔무’와 ‘갓오브하이스쿨’ 등 중국진출 성과와 함께 페이코 관련 마케팅 비용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OCI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월말 적자에서 3월말 흑자로 변경됐다. 화학기업인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이 변수가 됐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이 2월 중순부터 반등 중이다”며 “태양광 수요가 성장함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해 OCI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시장전망치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상장사도 있다. 한진해운은 공급과잉 국면이 지속되며 추정치가 흑자에서 적자로 바뀌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컨테이너 해운업의 수요 부진으로 모든 선사가 운임을 낮추는 탓에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도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로 떨어뜨리며 해운경쟁과 사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SDI의 추정적자폭은 확대됐다.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에 디스플레이 가격이 하락하며 LG디스플레이는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TV패널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탓에 2분기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중대형 전지부문의 중국전기버스용 수출 감소와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원인이 됐다.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지재료 부분이 비수기 전입에 따라 삼성SDI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