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농약소주 병에서 발견된 메소밀과 이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가운데 음독해 숨진 A(74)마신 음료수병의 메소밀이 동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14일 청송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분석한 결과, 2건의 음독사건에서 나온 독극물 성분은 탄소 및 질소동위원소비가 같은 동일 회사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위원소비(同位元素比)는 임의의 원소에 포함된 동위원소(동일한 원소로 양자수는 일정하지만,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이 다른 원소)의 상대적인 존재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탄소 및 질소 동위원소비가 같다는 것은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는 의미다.
경찰 관계자는 “이 농약의 주요 성분은 제조사가 달라도 다 포함되지만, 탄소나 질소의 함량은 제조회사마다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농약소주 병의 메소밀과 A씨의 음료수 병에서 발견된 메소밀 성분이 같다는 국과수의 결과에 따라 A씨의 농약 구입경위, 음독 전 행적, 농약제조사 상대 제조공정 등에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마을회관 사건과 A씨 음독에 사용된 농약이 최초로 담겨 있던 농약병을 찾는 데도 힘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농약이 처음 담겼던 원액 농약병을 찾기 위해 A씨 집에 대해 여러 차례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A씨가 쓰러진 곳 주변에서 발견된 드링크 병 입구에 그의 유전자가 검출됐고 발견 당시 외상은 없었다. 또 A씨의 손에서도 같은 농약 성분이 나온 만큼 그가 이 농약을 알려지지 않은 어떤 이유로 마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편 '청송 농약소주 사건'은 지난달 9일 오후 9시40분께 경북 청송군 현동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들 중 박모(62)씨와 허모(68)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