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열린 MBC ‘2015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지성(35)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한 수상소감이다.
연기자들이 말하는 다짐이나 공언은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대중은 연예인 말을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연기력이 부족해 노력하겠습니다” “비판하신 사생활 관리 제대로 하겠습니다” “촬영장에 늦지 않을게요”…연기력 부족을 위한 노력은 고사하고 오히려 연기력이 더 퇴행하는 경우가 많다. 잠시 문제를 일으킨 뒤 자숙하다가 또 사생활 문제로 비난받는 연예인도 적지 않다. 일부 연기자들은 대중에게 한 공언과 달리 촬영장에 지각을 밥 먹듯이 해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
지성은 드라마 속에서 지난 연말에 한 수상소감을 지키고 있다. 그 실천의 장은 바로 4월 20일부터 방송한 SBS 수목 미니시리즈 ‘딴따라’다. ‘딴따라’에서 최고의 스타메이커, 잘 나가는 연예기획사 매니저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다시 정상으로 향하는 신석호 역을 맡은 지성. ‘딴따라’는 지성의 원맨쇼 드라마라고 할 만큼 엄청난 비중이다. 첫 회부터 내면 감정과 외형의 표정이 일치한 연기력과 진정성이 배어나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엄청난 비중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그에게 연기대상을 안겨준 ‘킬미 힐미’에서의 1인 7역보다 훨씬 스펙트럼이 넓고 감정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연기력을 ‘딴따라’에서 보이고 있다. 지성은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지성은 1999년 방송된 드라마 ‘카이스트’로 연기자로 데뷔한 뒤 노희경 작가의 ‘화려한 시절’ (2001년)을 통해 비중 있는 조연으로 존재감을 심은 뒤 ‘올인’(2003년)에서 주연급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등에서 확실하게 주연으로 올라 선 뒤 ‘뉴하트’에서 시청자로부터 연기 잘하는 주연 배우로 인정받았다. 이후 ‘태양을 삼켜라’ ‘김수로’ ‘로열 패밀리’‘보스를 지켜라’ ‘대풍수’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에서 연기력의 스펙트럼을 확장한 뒤 2013년 ‘비밀’에서 지성의 농익은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획득했다. 그리고 2015년 ‘킬미 힐미’로 연기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지성은 그의 데뷔작 ‘카이스트’촬영장에서 “많이 지적해주십시오. 전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입니다.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90도 인사를 했다. 그리고 연기자적 존재감을 확고히 심어준 ‘화려한 시절’ 촬영장에서 만났을 때 지성은 “열심히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지성은 그의 말을 항상 작품 속에서 실천했다. 그 말을 온몸으로 실천했기에 오늘의 지성이 있는 것이다.
그에게도 어려움은 많았다. “배우가 되기 위해 부모님 몰래 서울로 상경했다. 외삼촌의 소개로 MBC 드라마국 PD님을 만나 방송국 출입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지성. 그는 힘들게 구한 드라마 극본을 읽은 뒤 드라마 촬영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몰래 지켜보며 연기를 익혔다. 이 당시 잠잘 곳이 없어 서울 여의도 지하철 역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단다.
어렵게 ‘카이스트’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해 몰래 지켜봤던 선배들의 연기의 장점을 자신의 연기로 살려 내려 노력했고 그 노력이 현재 진행형으로 작품마다 드러나고 있다. ‘비밀’과 ‘킬미 힐미’에 함께 작업했던 황정음은 “지성오빠의 연기는 정말 소름 끼쳐요. 너무 많은 것을 배웠어요. 탄탄한 연기력을 갖고 있는데도 치열하게 연기 연습을 해요. 지성 선배와 함께 출연제의를 받는다면 무조건 출연해요”라고 극찬을 했고 ‘킬미 힐미’의 김진만PD는 “1인7역을 소화하는 캐릭터를 지성이 아니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성이 뛰어나고 섬세한 연기력으로 다중인격 캐릭터를 너무 나 잘 소화해 ‘킬미 힐미’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찬사를 했다.
시청자 중 상당수는 지성이 ‘킬미 힐미’보다 ‘딴따라’에서 더 진화한 연기력를 보이고 있다고 칭찬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