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먼저다] 정유, 신사업 영토 넓혀 ‘성장 날개’ 편다

입력 2016-04-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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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힘입어 호실적 보였지만 경영환경 불확실… R&D 투자 확대

국내 정유업계가 저유가 위기에도 정제마진 강세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내는 등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업계의 이러한 경영 환경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각사는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리면서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이익과 성장의 안정성을 갖춰나가고 있다.

정유업계의 위기의식은 정유사를 이끄는 수장들의 발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포트폴리오 혁신으로 가치 중심의 고도화한 글로벌 에너지·화학 회사로의 진화·발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제로 전기차용 배터리와 연성회로기판 등 비정유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역시 “신규 사업은 유가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비정유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정유업계 CEO의 미래 설계 의지는 정유사의 R&D 투자 규모에서 읽힌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매출액 R&D 투자비용 규모가 전년보다 증가했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654억원을 R&D에 투자했다. 2014년보다 20% 늘어난 규모다. 매출액 대비 연구 개발비 비율 역시 2014년 0.21%에서 0.34%로 0.13%포인트 늘었다.

업계 2위인 GS칼텍스 역시 R&D 투자 규모가 2014년 398억원에서 지난해 462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10%에서 0.17%로 증가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R&D 투자 규모가 소폭 줄기는 했으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조금씩 늘었다.

정유업계는 중국의 범용 석유제품 자급률 증가와 에너지 패권 다툼 등으로 저유가 시국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에도 비정유사업 부문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내 합작법인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활용해 중국 중심의 전기차 배터리 성장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또 GS칼텍스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부상하는 바이오 부탄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에쓰오일은 5조원가량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속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원유 정제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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