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해태제과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5100원)대비 25.50% 오른 시초가 1만895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29.82% 올라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장은 ‘해태제과’ 간판의 증시 복귀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945년 설립된 옛 해태제과는 1972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하지만 외환위기 등을 겪은 뒤 유동성 위기로 2001년 11월 상장 폐지됐다. 이후 제과사업부문이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됐고, 2005년에는 다시 크라운제과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현재의 해태제과식품이 됐다.
최근 몇 년간 수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되며 고배를 마셨다. 업황악화에 따른 실적부진이 이유였다. 상장의 원동력을 확보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허니버터칩 열풍’이다. 지난해 개발ㆍ판매한 ‘허니버터칩’이 시장의 호응을 얻으면서 매출액 7884억원, 영업이익 47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상장준비도 탄력을 받았다.
해태제과가 상장 첫날 크게 주목받은 것은 투자자들이 동종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태제과의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6.8배로 국내 음식료업종 평균(19.5배) 대비 낮다. 경쟁업체 롯데제과(40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부터 기업공개 ‘대어(大漁)’로 불리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첫날 고배를 마신 징크스도 깼다.
증시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태제과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각각 8.0%, 13.2% 증가한 8621억원, 531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제과사업의 이익 가시성이 높고 내수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