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회가 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을 골자로 한 경제 개혁 법안을 22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그리스 의회는 경제개혁 법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300명 의원 중 찬성 153표, 반대 145표로 가까스로 가결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그리스의 부가가치세는 현행 23%에서 24%로 인상되며 커피와 술, 연료 등의 세금도 올라가게 된다. 또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에서 남은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인 정부 예산 삭감과 국유펀드 민영화, 부실 자산 매각 등도 포함돼 있다. 그리스는 이달 초에도 연금 삭감과 중산층 증세 등을 포함한 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오늘 유럽 지도자들은 그리스가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게 됐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그들이 (우리에게) 똑같이 해줘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이번 개혁안 통과로 7월 채무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은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 구제금융과 채무관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그리스는 860억 유로 규모의 3차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2018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하는 54억 유로의 긴축조치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현재까지 16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향후 구제금융 지원을 조건으로 추가 긴축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는 7월 말까지 36억 유로 상당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한편 이날 그리스 의회 밖에서는 추가 긴축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