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기온이 30℃를 훌쩍 넘는 때 이른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에어컨을 가동시키는 곳이 많다. 지나친 냉방은 냉방병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흔히 냉방병이라고 하면 두통이나 피로 등을 떠올리지만, 냉방병은 어깨나 무릎, 허리 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과도한 냉방으로 근육이나 인대가 경직되고 탄력이 떨어져 뻐근하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생기게 되는데, 피부의 온도가 떨어짐에 따라 혈액순환이 더뎌져 근육이나 인대로 들어가는 혈류량이 줄어든다는 점도 이에 기인한다. 특히 평소에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와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잘못된 자세나 습관도 척추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직장인들과 학업에 충실해야 하는 학생을 비롯해 장시간 좌식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척추에 압박을 가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힐 등 굽 높은 신발을 자주 신거나 크로스백, 숄더백 등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는 습관도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허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우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통증부위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통증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진다면 조속히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허리디스크를 방치할 경우 허리만 불편한 것이 아니라 다리 등 전신이 함께 저리고, 심해지면 운동기능이 떨어지거나 대소변 장애까지 올 수 있다.
무엇보다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치료법을 병행할 때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통이 오래 지속될 경우 ‘허리디스크’를 가장 먼저 의심하지만, 척추질환은 이 외에도 척추관협착증, 척추측만증 등 매우 다양하다.
척추신경다발이 통과하는 신경통로인 척추관의 폭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은 요통을 비롯해 여러 복합적인 신경증세를 일으킨다. 심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유사하다. 그러나 심한 통증에 비해 허리를 굽히는 순간 통증이 약해진다는 차이가 있다.
척추가 굽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측만증’도 있다. 디스크나 자세 불량, 요통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기능성 측만증과 척추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구조성 척추측만으로 구분된다. 휘어진 척추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목, 허리, 다리, 골반이 함께 틀어져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를 무너트려 조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척추질환은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비수술적 치료법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척추 내 예민해진 신경과 근육을 특수 바늘로 자극해 정상적인 상태로 복원시켜주는 주사치료, 염증이 있는 신경 주위에 국소 마취제 등을 주사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신경차단술, 전문 치료사가 수기로 틀어진 부분의 정렬을 맞춰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주는 도수치료가 있다.
서울생생정형외과 홍윤석 원장은 “척추질환은 단순 요통 외에도 허벅지나 종아리를 따라 저린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질환명도 다양해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상을 감지할 경우 조속히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초기에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의 시행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했음에도 여전히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