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 이틀만에 관련자들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서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12일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를 맡고 있는 이모 씨 등 전무 2명과 실무자 1명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전날 이들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씨 등을 상대로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이 오너 일가의 관여로 이뤄진 것인 지 등을 추궁했다. 이 외에 그룹의 핵심 조직인 정책본부와 롯데쇼핑 관계자들도 다수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그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부분에 배임,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부분에 대해서는 횡령 혐의를 적용하고 이를 토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는 검찰은 당분간 그룹 회계·재무 실무자와 사업담당자를 불러 조사한 뒤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직접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롯데그룹 본사 정책본부와 핵심 계열사 6곳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검찰은 압수물 분석 결과 핵심 부서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계열사는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대홍기획 등이다.
검찰이 횡령·배임 수사를 확대할 경우 그룹 규모를 감안할 때 혐의액수는 적지 않은 규모로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유동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횡령·배임액) 규모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비자금 용처 확인은 조성에 관한 수사 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10일 그룹 차원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부자의 개인금고도 각각 압수했으나 수사 단서가 될 만한 자료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