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신흥국지수, 한-중 동상이몽] 한국, MSCI선진국지수로 갈아타야 하는 까닭은

입력 2016-06-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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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A주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지수 편입이 가시화하면서 한국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여부에 애가 타는 한편 한국은 MSCI 신흥국지수에서 탈출해 선진국지수로 갈아타지 못해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중국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 확정되면 이 지수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저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지난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한국은 올해는 반드시 선진국지수에 편입시킨다는 계획 하에 MSCI와의 접촉을 강화해왔으나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작년 9월 4일 금융위원회는 해당 지수를 산출하는 미국 MSCI와 첫 회동을 가졌다. 같은해 10월에는 MSCI 측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해 정부 당국자들과 면담을 했고, 그 후에도 이메일 등을 통해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필요한 조건 조율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이미 FTSE와 S&P 지수에선 선진국으로 분류,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세계 주요 주가 지수는 줄어들고 있다. 신흥국지수에는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자금이 몰려들기 쉬워 금융시장이 동요 할 때 자금 유출을 초래하기 쉽다. 반면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안정적인 자금이 모이기 쉽다는 이점이 있다. 한국이 선진국지수로 갈아타려는 이유다.

한국이 선진국지수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강해진 건 2008년경이다. 리먼 사태로 세계 금융시장이 동요친 시기다. 당시 정부는 MSCI와 선진국지수 편입을 둘러싼 조정을 진행했지만 쉽지 않았다. 2014년에는 격상 여부를 검토하는 ‘관찰대상국’에서도 탈락했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가운데 한국 내부에서 신흥국지수에 머무르는 게 더 낫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선진국으로 분류될 경우, 미국 유럽 등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한국의 존재감이 작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신흥국지수에 남을 경우, 한국의 비중은 지수 채용국가 중에서는 중국(외화표시 B주 등)과 함께 최대 규모여서 주목받기도 쉽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지수와 선진국지수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작은 연못 속의 큰 물고기와 큰 바다에서 노는 작은 물고기’에 비유하고 있다.

그러다가 한국이 다시 선진국지수 편입에 주목한 건 중국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부터다. 작년 6월, MSCI는 중국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을 보류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제한 범위 및 유동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 정기 분류 시기가 아니어도 중국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한국의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 역할을 중국에 내어주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작년 9월 서울 외신기자 클럽 주최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자본시장이 글로벌 자본시장에 편입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중국A주가 조만간 신흥국지수에 들어가면 한국의 비중이 줄어들고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 매각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선진국지수 편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MSCI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지 않는 데 대해,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 편리성이나 원화의 호환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을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외국인투자등록(ID)제도는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려면 감독 기관에 사전 등록이 필요하며, 주식 양도나 장외 시장 편리성도 낮다. 또한 원화의 국제화도 진행돼 있지 않기 때문에 외환 거래를 24시간 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목됐다.

이에 정부는 원화 24시간 거래와 외국인 투자등록제 등을 둘러싸고 개선 가능성을 조사, 금융위는 올해 초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통합결제계좌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고, 이어 지난달에는 24시간 원화 거래시장 개설 대신 외환-주식시장 마감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대안을 내놨다. 원화 24시간 거래나 외국인 투자등록제 모두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비용 부담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전면 개정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큰 걸림돌이 상당히 해소된 만큼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다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 효과에 대해선 정부와 시장간 시각차가 크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글로벌 자금이 한국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반면 일부 증권사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MSCI는 14일(현지시간, 한국시간 15일 새벽) 선진지수 관찰대상국을 발표하고, 심사를 거쳐 1년 뒤 승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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