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로젠택배 인수를 추진하면서 2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택배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21일 투자은행(IB) 및 물류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2014년 공식 선언 후 업계와 정치권의 반대로 표류 중이던 택배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 중이다.
최근 진행 중이던 로젠택배 본입찰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로젠택배는 인수 후보로 나섰던 3개 업체인 FI(재무적투자자) 스틱인베스트먼트, 물류업계 세계 1위 독일의 DHL, 3위 미국 UPS 등이 인수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본입찰이 결국 중단됐다. 한 업계 전문가는 “로젠택배 특성상 대리점 파워가 막강해 외국계 기업 입장에서는 운영 리스크가 클 뿐 아니라, 적정가격 조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이 로젠택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TV홈쇼핑 등 대형 화주보다 소규모 화주와 관계를 맺고 있는 로젠택배가 농협의 NH홈쇼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젠택배 실적도 양호하다. 시장점유율이 10%대에 달하며 단가가 높은 개인 등 소규모 택배에 집중하고 있어 영업이익률이 경쟁사 대비 2배가량 높다. 2014년 매출 2636억 원, 영업이익 207억 원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3513억 원, 영업이익 258억 원을 기록했다. KGB택배 지분 72.2%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로젠택배의 매각 가격이 3000억~4000억 원에 달해 로젠택배 대주주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PE)와 농협이 적정한 가격을 협상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한 적 없다”며 부인했다.
농협은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친 택배사업 시도 무산 이후 2014년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발, 인수 업체 선정의 어려움, 우체국 주말서비스 시작 등으로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